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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사람| 시인 김경환‘사랑이 뭐길래’
   

고 1때 시집을 출간하여 화제를 몰고 왔던 시인 김경환(23세)씨가 작년과 올해 두 권의 시집을 내고 또 다른 시집을 준비한다고 해서 만나보았다. 김경환씨는 부안군청에서 2년간의 공익근무요원생활을 마치고 공익시절 근무했던 환경녹지과에 계약직으로 계속해서 일을 이어가고 있다. 새벽 3시부터 시작되는 김경환 씨의 하루는 모두들 깊은 잠에 빠져있을 시간 신문을 배달하는 일로 출발한다. 신문배달과 군청일로 힘들고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에도 틈틈이 시를 쓰고 그것들을 모아 책으로 출간하는 일까지…….  언뜻 보아도 평범한 사람은 아닌듯하다. 김경환씨의 시집을 처음 접하면서 처음 느낌은 ‘낯설음’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낯설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김경환씨의 성장과정을 들어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감정은 이내 연민으로 바뀐다. 그리고 세 권의 시집을 통해 그가 어떻게 살아왔으며 어떤 삶을 진정으로 원하는지를 알 수 있다. 자랑스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부끄럽지도 않은, 자신의 잘못도 아닌 그의 삶의 이야기는 이렇다.
경환씨의 어머니는 경환씨가 돌이 채 되기 전에 그의 곁을 떠났다. 경환씨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물론 보고 싶을 때 꺼내 볼 사진 한 장도 없고 생사여부도 알 수 없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던 아버지마저도 초등학교 1학년 이후로 소식이 끊겼다. 그렇게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자라게 되었다. 젊어서부터 운전을 오랫동안 하셨던 할아버지는 아빠의 역할을 해주시던 분이셨다. 지금은 치매로 요양원에 있는 할아버지는 평소에도 “내가 우리 경환이 결혼하는 것은 꼭 보고 가야되는데…….”라고 말하곤 했다. 지금도 경환씨는 사랑하는 사람과 오순도순 사는 모습을 할아버지께 보여드리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고 말한다.
그의 첫 번째 시집에서 드러나듯 그의 유년기와 학창시절은 너무도 우울한 시절이었다. 한마디로 ‘왕따’였다. 자신은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묘사되어있고 사랑할 줄도 사랑받을 줄도 몰라서 “사랑이 뭐길래……. 제발 사랑하고 사랑 받는 방법 좀 가르쳐 주세요”라고 절규한다. “너만은 그러지 않을 줄 알았는데 너마저 내 머리 위에 똥을 싸다니…….”하며 날아가는 새마저도 날 무시하는 듯해서 마음이 아팠다. 중학교 3학년에 이르러 경환씨의 이런 감정은 극에 달했고 죽기 아니면 미치기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감정을 노트에 적기 시작했다.
1년이 지나자 200편의 짧은 글들이 모아졌고 이것을 시집으로 엮어야겠다고 결심했다. 할머니로부터 돌아온 핀잔에 오기가 생겨 더 열심히 썼다. 그리고 노트 한 권을 들고 전주시 태평로에 있는 신아출판사로 찾아갔다. 돈은 없지만 시집을 내고 싶다고 말하자. 출판사로 부터 거기 두고 가면 검토해보고 연락을 주겠다는 형식적인 답변을 듣고 돌아섰는데 얼마 후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내주겠다는 연락이 왔다. 제일고 1학년 때의 일이었다. 어린 학생의 절망감이 절절이 묻어나는 노트 한 권을 모른 체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출판사 사장님은 학생의 앞날을 위해서 한번 도와주겠다는 말과 함께 70편의 시를 간추려 책으로 엮어주셨다.
그 후 5년의 시간이 흐르고 작년에 『절대로 포기 못하는 나의 사랑』이라는 두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두 번째 시집에는 종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짝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설레임, 아쉬움, 두려움이 묻어난다. 책의 말머리에 그는 “그냥 말없이 우렁각시처럼 지켜봐주면서 도와주는 사람이고 싶다. 언젠가 진심이 전해지면 좋은 사랑의 결말을 맺으리라는 믿음이 있기에…….”라고 썼다. 그토록 “사랑이 도대체 뭐냐?”고 묻던 사람이 진심으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가 출간한 세 번째 시집 『잊을 수 없는 사람 존경스러운 사람』이라는 시집에서는 오로지 가족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다가 세상을 떠나버린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내용의 시를 담고 있다. 그 시를 읽으며 자신의 처지에 빗대어 공감하며 눈물을 흘리는 이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내 작가가 23세의 결혼도 하지 않은 청년임을 알고는 비웃는 이도 있다. 상상으로 쓴 소설 같은 이야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시를 통해 경환씨는 책임 있는 가장으로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야만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이제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의미를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알고 또한 그것을 실천하려는 굳은 의지가 보이는 경환씨 이제 당신에게는 ‘시인’이라는, 당신을 보호해 주리라고 믿는 갑옷이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행복하게 사세요.
 

김재성 기자  jee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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