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절차무시···모든 수단 강구 공사 저지부안군 "동의서 받아 사업 진행"···공사강행

부안군 상서면 고잔마을이 들썩이고 있다. 들썩임은 부안군이 실내 게이트볼장을 마을 입구에 지으려고 하면서 시작됐다.

주민들은 부안군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할 정도로 분노하고 있지만 부안군은 반대로 대다수 마을 주민들이 게이트볼장 건립에 동의했다는 답변만 되뇌이고 있다. 특히 부안군은 공사재개 의사를 밝히고 있고 주민들은 공사중단을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는 뜻을 천명하고 있다. 현재 게이트볼장은 마을로 들어가는 중심 도로 옆 논 한가운데에 생뚱맞게 콘크리트로 바닥공사만 해 놓은 상황이다.

군 “동의서 받아”…주민 “절차 무시”
군에서 게이트볼장 건립에 주민들이 동의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지난해 4월 고잔마을 이장이 상서면에 제출한 동의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부안군에 따르면 당시 이장은 마을 주민 29명의 도장을 받아 실내게이트볼장 건립요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주민들은 절차를 무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이장이 게이트볼협회 회원이어서 마을의 중론을 모으지 않고 자세한 설명도 없이 도장을 받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장이 도장을 가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의사를 묻지 않고 찍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새 이장이 선출된 뒤에 39명의 도장을 받아 건립반대 탄원서를 만들었는데 이 가운데 22명이 동의서에도 도장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이트볼장 건립에 찬성한다던 29명 가운데 22명이 반대 의견을 다시 표명한 것이다.

주민투표로 반대의사 밝혀
특히 지난 2월18일에는 마을회의에서 주민투표를 거쳐 주민들의 의사를 타진한 결과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날 36세대 가운데 18세대가 투표에 참여해 건립 찬성 2표, 기권 2표, 무효 1표, 반대 13표가 나왔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이날 회의록을 첨부해 지난달 24일 부안군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고잔마을 이기원 이장은 “공청회나 설명회가 한 번도 없었던 것은 물론 예산이 얼마인지 설계도면이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며 “부안군이 주민 의사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게이트볼장이 아니면 마을이 분열될 이유가 없다”며 “게이트볼장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체육시설이 들어서야 할 곳에 자리를 잡으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안군은 “주민동의에 따라 실내 게이트볼장 건립요청을 해서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별도로 공청회를 열지 않았다”며 “건축물 설계는 부안군 게이트볼협회 및 상서면 게이트볼협회와 협의해 진행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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