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 맞아 절도범 기승 우려
경찰의 다각적인 대책 강구돼야
농민 스스로 지킨다는 의지 필요

고추농사를 짓는 A모씨는 최근 비닐하우스에 말린 고추를 보관했다가 100여근(시가 80여만원 상당)을 도둑맞았다. 비닐하우스가 마을에서 떨어진 외진 곳에 있어 사람의 발길이 드문데다, 절도범이 인근에 있는 CCTV의 감시망을 피해 접근해 일체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외국인 노동자 B씨는 얼마 전 농가 하우스에 보관돼 있던 마늘 다섯 접(10여만원 상당)을 훔쳐 달아나다가 순찰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이 하우스 역시 마을에서 꽤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고 별다른 잠금장치도 없었다.
이처럼 가을 수확기를 앞두고 농산물 절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다각적인 대비책이 요구되고 있다. 농산물 절도는 농민들의 1년 수고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파렴치범죄라는 점에서, 또 일단 발생하면 다른 절도사건보다 검거가 어렵다는 점에서 보다 촘촘한 예방책과 검거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부안경찰서에서는 각 마을의 주요 지점과 학교주변, 공원 등에 방범용 CCTV 127대를 설치·운용중이다. 특히 효과적인 농산물 절도 예방을 위해 적외선 경보기 780개를 확보해 각 마을마다 취약지역이나 비닐하우스 입구 등에 설치하고 있다. 경보기가 필요한 농민은 부안경찰서 생활안전과에 신청하면 달아준다는 전언이다.
또한 블랙박스 차량을 소유한 주민들 위주로 블랙캅스단(49명)을 구성하여 범죄발생 우려지역 및 주요 지점에 주차하도록 유도해 절도범죄에 활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야간 검문소 운영 및 FTX(모의훈련) 실시, 농민들을 대상으로 한 절도예방 홍보활동 등을 벌이고 있으나, 경찰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주민 스스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아울러 나오고 있다.
전북도 경찰청에서는 농산물 절도 유형으로 ▲심야 또는 한적한 곳에 적재되거나 보관된 농작물을 차량으로 옮겨 가져가는 유형 ▲농작물 피의자가 본인의 소유인양 사람을 사서 밭에 있는 농작물을 수확해 훔쳐가는 유형 ▲행상 등을 가장하여 사전에 절취할 농작물을 미리 물색하거나 중간상인인 것처럼 농작물을 살 것처럼 한 후, 취약시간이나 심야시간 등에 농작물 보관창고나 가게로 가서 절취하는 유형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부안경찰서 관계자는 주민들 스스로 절도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농가 및 인삼밭 주변에 낮선 차량(사람)이 배회 할 경우 즉시 경찰에 검문 요청을 하거나 차량번호를 적어 둘 것 ▲외딴 곳에 특용작물을 재배할 때에는 도난 경보기, CCTV 등 방범시설을 설치할 것 ▲수시로 농작물 재배지 및 농산물 보관창고 등 주변을 살필 것 등을 꼽으며 농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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