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합하여 3번에 걸쳐서 말벌에 쏘인 적이 있다. 처음 말벌에 쏘인 것은 변산면 마포에서 염색체험 준비를 하던 때였다. 큰 벌집이 창고 천정에 매달려 있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오면 위험할 것 같아 떼어 내다가 새끼 손톱만한 말벌에 쏘였다. 약간의 부기가 오르고 통증과 간지러움이 동시에 왔지만 그리 대단하지는 않았다. 두 번째로 말벌에 쏘인 것은 그 이듬해 8월이었는데 논두렁을 깎다가 느닷없이 날아온 새끼손가락만한 말벌에 당했다. 처음에는 전처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점점 숨이 가빠오고 온몸이 열이 나고 눈이 침침해 지고 상황이 심각해져 갔다. 집에서 찬물에 샤워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부랴부랴 병원을 찾아 갔는데 병원 문을 열 때는 거의 기어들어갈 정도였다. 3시간 정도 해독제를 맞고 나서 병원문을 나설 수 있었다. 세 번째는 개암사 뒷산에 있던 약수터 간이 화장실에서였다. 엄지손가락만한 말벌이 이마를 쏘았다. 두 번째의 경험이 있던 터라, 쏘이자마자 부리나케 병원으로 달렸다. 달리는 차안에서 기절해 버렸다. 6시간 정도가 흘러 깨보니 병원 응급실이었다. 죽을 뻔 했다. 벌에 쏘이면 몸에 항체가 만들어 진다고 한다. 그런데 이 항체는 다시 벌에 쏘였을 때 급격하게 반응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저혈압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벌에 쏘이면 쏘일수록 벌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더 위험해 진다고 한다. 벌초의 계절이다. 말벌은 위험하다. 벌에 쏘이면 망설이지 말고 병원으로 달려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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