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톤 배정받고 205톤만 수매
부안군의 늑장 홍보로 237톤 반납
농민들은 절반 값에 중간상에 넘겨

부안군이 정부비축 마늘수매 과정에서 배정받은 물량조차 채우지 못한 채 절반 이상을 반납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농축산물가격안정기금을 풀어 농협중앙회를 통해 실시한 이번 마늘 정부비축수매에서 부안군은 전국 1만2000톤 가운데 442톤을 배정 받았으나 205톤만 수매하고 나머지 237톤은 고스란히 반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달이 벌어진 이유로는 수매 일정과 단가 등을 농가에 알려야 할 부안군이 대농 중심의 논마늘 재배농가에만 수매 사실을 통보하고 일반농가에는 보름이나 늦게 전파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부안군 농촌활력과에서 파악하고 있는 부안 관내 마늘재배 농가수는 291호, 재배면적은 132ha에 이른다. 이중 스페인산 대서품종인 논마늘 재배면적은 54.4ha이고 밭마늘은 77.6ha에 이른다. 소농 중심의 밭마늘 면적이 1.5배 가량 더 많다.
그런데도 부안군은 자체 SNS에 등록된 50여 가구 남짓 논마늘 재배농가에만 수매일정을 알려, 소농 위주인 밭마늘 농가는 수매 사실조차 몰라 신청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이다.
부안군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처음 수매에 관한 홍보요청 공문을 받은 시점은 6월 10일, 논마늘 수확이 거의 마무리 되는 시기였다.
이때는 부안 관내에 마늘 중간상인들이 몰려들어 마늘값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며 대량으로 매집을 하던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이 시점에 형성된 논마늘 가격은 대체로 ㎏당 1300~1400원이고, 심지어 1100~1200원에 중간상인에게 넘긴 농가도 적지 않다고 농민들은 증언한다.
그러나 공문에 적시된 수매일정은 6월5일부터 7월30일, 수매단가는 ㎏당 1등급 1700+α, 2등급 1600원+α였다. (α는 5~7월 산지공판장 평균가격을 산정하여 수매가가 시가보다 낮을 경우 사후정산하는 금액)
그러나 이같은 수매 일정이 일반 농가에 처음 전파된 것은 대략 6월 25일 개최된 각 읍면 이장회의를 통해서였다. 공문을 받은 6월 10일 즉각적으로 전파를 했더라면 정보에 어두운 농민들이 유통업자에게 헐값에 마늘을 넘기는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소리다.
결과적으로 부안군은 당시 중간상인이 매집하던 가격보다 수매가가 훨씬 높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약 보름 정도의 기간 동안 팔짱만 끼고 있었던 셈이며, 이 같은 늑장대응으로 결국 중간상인의 배만 불려줬다는 비판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정작 수매가 시작되고 나서는 농가에 물량이 없거나, 소량 보유하고 있다 해도 ㎏당 2300~2500원에 형성된 현재 시세가 수매가 보다 높아 굳이 수매에 응할 이유가 없었다는 게 마늘 농가의 일치된 주장이다. 아울러 부안군은 지난달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수매량 522톤에 24억원의 조수익이 예상된다고 발표했으나, 수매물량이 축소된 뒤로는 이와 관련해 어떠한 해명자료도 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부안군 농촌활력과 관계자는 “공신력있는 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4월과 5월, 마늘값이 앞으로도 계속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농가들이 서둘러 선출하를 하는 바람에 수매 물량을 채울 수 없었다”면서 “평당 5㎏이 수확되는 밭마늘에 비해 논마늘은 평당 7㎏이 수확될 정도로 생산성이 높아 신성장품목으로 육성하기 위한 과도기적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정부비축수매 일정과 관련한 홍보에 대해서는 “지적을 받고 보니 일정 부분 소홀함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앞으로는 이장조직 등을 활용해 농가에 즉각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마감된 수매 현황을 단위농협별로 보면 부안농협이 208톤을 배정받아 109.3톤을 수매했고, 계화농협이 100톤 중 42.8톤, 남부안농협이 120톤 중 52.9톤을 수매했다. 부안중앙농협은 4톤, 변산농협은 10톤을 각각 배정받았으나 수매실적이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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