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연(15)
여름 방학을 맞아 전라북도인재육성재단에서 글로벌 체험의 일환으로 보내주는 어학연수를 떠나는 학생들이 있다. 그 중에서 이번에 캐나다 나이아가라로 어학 연수를 가는 여중생을 만나봤다.
- 몇 명이나 가는 건가요?
“금년도 해외연수생은 전라북도 전체에서 675명인데요. 중학생은 193명이구요. 그 중에서 캐나다에 가는 학생은 83명이예요. 그 중에 부안에서 4명이 가요.”
- 엄청 경쟁이 셌겠는데요? 부안 중학생 수는 1500여명인 걸로 아는데, 그 중에 4명이면?
“(쑥스러운 웃음) 사실은요, 5명이 서류 심사에 합격했고, 면접 당일에는 1명이 불참해서 경쟁이 심하지는 않았어요.”
- 그럼 면접할 때 경쟁율은 1:1 였다는 거네요. 무조건 합격?
“그렇지는 않아요. 선생님 네 분이 영어 인터뷰를 했어요. 여기에서 통과하지 못하면 사람이 없어도 합격하진 못해요. 그래서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신 임덕규 소장님(부안여성농업인 센터 센터장, 47)이랑 센터에서 영어를 가르쳐주시는 필리핀 출신 테씨 선생님에게서 가혹하게(?) 훈련을 받았어요. 그래서 면접 때엔 마지막 질문만 못 알아듣고 나머지는 나름 준비한 대로 열심히 답해서 합격한 거예요.”
- 모든 부담은 주관하는 재단에서 지는 건가요?
“아니요. 60%를 지원해주고, 나머지 40%는 자기 부담이 있어요. 7월 16일부터 9월 9일까지 거의 석달 머무는데 500만원 정도 지원받고, 340만원 정도 자기 부담해서 갔다 오는 거예요.”
- 자기 부담이 적지는 않네요. 부모님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좋아하세요. 아버지는 감정 표현이 많으신 분은 아니신데, 일단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옆에서 인터뷰를 지켜보던 임덕규 소장님이 학생 아버님의 헌신적인 노력에 대하여 첨언해 주신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두 딸을 기르시는 김태연양 부모님은 딸들에 관한 일이라면 어떤 일도 마다않는, 주변에서 알아주는 ‘딸 바보들’이라고 한다.
- 부모님이 매우 헌신적이신데 어학 연수 제대로 하고 와야겠네요. 
“갔다와서 고등학교 연합고사 봐야 해서 걱정이 많아요. 되도록 장학금을 타야 부모님 부담을 덜어드리는데. 어학연수도 해야 하고, 입시준비도 해야 하고...  일단 영어에 대해서는 욕심내지 않고 귀만 뚫렸으면 좋겠어요.”
- 평소에 영어에 관심이 많았나요?
“아뇨. 특별하게 영어에 관심이 있진 않았어요. 중학교 때 너무 성적이 안 나와서 잠시 영어 학원이라도 다닐까 고민한 적은 있는데, 굳이 영어를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우린 한국 사람이니까 국어가 더 중요한 거 아닌가요?”
이 학생은 한국의 영어 학습 열풍, 혹은 열등감과는 좀 거리가 먼 듯하다.
- 학원에는 전혀 안 다녔어요?
“초등학교 때에 학교 끝나고 정문 입구에서 바로 학원 버스 타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마치 애들이 어딘가로 잡혀가는 것처럼 보이는 거예요. 무서웠어요. 학교 끝나고 운동장에서 신나게 놀다가 학원버스 오면 타고 갔다면 그렇게 생각하진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학교 끝나자 마자 옆 한번 둘러볼 틈도 없이 바로 학원버스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고선 애들이 불쌍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학원에 안가요.”
- 부모님이 가라고 안 하세요?
“그걸 왜 부모님이 결정해요? 초등 4년 이상 되면 그 때부터는 학생이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친구들 중에서 부모님 때문에 가기 싫은 학원을 억지도 다니는 애들이 있는데, 볼 때 마다 안타까워요. 이제 우리도 자기 스케줄 관리 정도는 할 수 있는데, 어른들이 그걸 잘 몰라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부모님들도 가여워요. 언제까지 자식들 뒤치다꺼리만 하시면서 사실건지....”
이 정도 학생이면 부모님도 안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딸에 관한 것이라면 열 일 제쳐두고 나서시는 부모, 그런 부모님 고생 덜어드리려는 착한 딸들, 이들이 만들어가는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가 절로 미소짓게 한다. 먼 길 건강하게 잘 다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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