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편하게 쓰신다면 제일 큰 보람이지요

지난 호부터 4회에 걸쳐 부안의 농업 관련 기관에 대한 특집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부안군농업기술센터에 이어 이번 호에는 농기계 임대사업소를 찾았습니다. 정상섭 전문경력관(임대사업소 총괄담당자인데 공식 직함이 전문경력관임)님이 인터뷰에 협조해 주셨습니다.                               편집자 말

 

▲ 농기계 임대사업소 전경

제일 많이 임대하는 기계는 콩파종기
며칠 전까지만 해도 농가들이 콩파종기를 임대하기 위해 아침부터 북적거렸는데, 오후 2시에 찾아간 농기계 임대사업소는 다소 한산해 보였다. 지난 주말 긴 가뭄 끝에 장맛비가 내린 뒤 콩파종도 거의 끝이 났다. 임대 사업소 한켠에서는 기계를 수리하는 직원들이 콩파종기를 분해해서 이물질을 씻어내고 다시 조립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추진 데다가 콩을 심으면 파종기가 막혀서 잘 안 심어져요. 종자 코팅제를 섞어서 곧바로 집어넣어서 안쪽에 콩이 붙어 막히는 경우도 있어요.” 농민들의 바쁜 마음을 알 만하다.  “콩파종기는 몇 대나 있나요.” “트랙터용이 4대, 인력파종기가 30대, 이앙기 부착기가 2대, 관리기 부착기가 3대 있어요. 원리는 다 같습니다. 바쁠 땐 다 나가요.”
인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양파수확기세트
사업소 창고 안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농기계들을 살펴보고 있는데 사업소를 총괄 담당하는 정상섭씨가 농기계 부품을 사가지고 돌아왔다. “이건 양파순 제거기에요. 그 옆에 있는 것은 양파를 캐는 기계고요, 그 위에 있는 것은 양파를 담는 기계입니다. 이 3가지의 작업기만 있으면 양파를 캐는 일은 모두 기계로 할 수 있지요.” 양파를 캐서 담는 작업은 양파농사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일로 이 작업을 기계로 할 수 있다면 상당한 인력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올해 들어온 기계인데 아직 잘 안 알려져 있지만 작업팀이 꾸려지면 효자 노릇을 할 겁니다.”
임대료는 어떻게 정해지나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평소 궁금했던 몇 가지에 대해 대화를 이어갔다. “기계마다 임대료가 다른데 임대료는 어떻게 정해지죠?” “임대료는 사용 가능한 기간과 고장이 잦은지 여부에 따라 기계가격의 5% 혹은 6%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고장이 잦고 오래 사용하기 어려운 기계는 6%를 적용하고, 고장이 안 나고 오래 쓸 수 있는 기계는 5%를 적용합니다.” “그런 건 어디서 결정하나요?” “심의위원회가 있어요. 농기계 전문가 1명과 여성농업인 2명, 의회 의원 1명, 그리고 각 품목을 대표하는 농가 6명 등 모두 11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년에 2~3회 회의를 해서 구입기계의 기종 선정, 수량, 임대료등 운영 전반을 결정합니다.”

 

▲ 콩파종기를 수리하고 있는 모습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어
“기계를 잘 다룰 줄 모르는 농민이 오면 어떻게요?” “저기 입구에 실습장을 운영하고 있어요. 캐는것, 심는것 등 농가가 직접 해보고 갈 수 있도록 잘 설명해 드립니다.” “고장나면 어떻게 하나요.” “기술자가 4명이 있어요. 여기서 직접 다 수리해서 다음날 내보냅니다. 퇴비살포기를 여러 대 들여왔는데 체인이 자주 고장이 나서 아예 굵은 놈으로 교체를 하고 있어요. 필요한 것은 직접 만들기도 합니다. 이앙기 부착용 콩파종기는 중고 이앙기를 구입해서 부착했습니다. 농가들이 쓸 만한 기계를 저희한테 팔면 요긴하게 쓸 수 있지요.”

 

▲ 양파를 캐는 기계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기계는“농가들이 잘 모르지만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기계를 소개한다면요” “아까 말씀드린 양파 수확기세트나 감자 수확기 등의 땅속작물 수확기도 있고요. 마늘을 종이로 싸서 심는 기계도  있어요. 양계장을 청소하는 기계가 있는데 여기서는 제일 비쌉니다.” “모두 몇 종의 기계가 있나요” “48종 201대를 보유하도 있죠.” “농가들이 여기를 많이 이용하나요.” “해마다 200%가량 사용량이 늘어가고 있어요. 2011년에는 778건에 임대수입이14,961,000원이었는데, 2012년에는 2,171건에 33,608,000원으로 늘어났고요, 작년에는 3081건에 50,684,000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고 있지요. 올 상반기만 해도 2312건에 31,023,000원의 실적을 올렸습니다. 이제는 농가들이 광범위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임대료는 어디로
“임대료 수입은 어디에 쓰이나요” “임대료 수입은 그대고 군청 세외 수입으로 다 들어갑니다. 사업소 운영 예산은 별도로 세워집니다.” “지금까지 투입된 예산은 얼마나 되나요” “1차 년도에 창고와 기계가 6억 원씩 12억 원으로 시작했고요. 올해까지 추가로 2억 8천 만원 가량의 예산이 들어갔어요. 농가들이 많이 사용하는 기계를 구입하는 예산입니다.”

 

▲ 농기계를 손보고 있는 직원들

분소는 안 만드나
“먼 곳에 있는 농가들은 임대가 불편할 텐데 분소를 설치하실 계획은 있나요?” “분소 설치에 대한 요구가 있지요. 멀리까지 작업기를 빌리러 오려면 트랙터 본체를 가져오기 어렵잖아요. 그런데 수리가 문제예요. 수리를 할 수 없으면 분소를 운영해도 기계가 쓸모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분소를 설치하고 기술자를 두기에는 재정적인 문제가 있고요.”

 

▲ 즐비한 농기계들

농가가 원한다면 필요한 기계를 만들 수도
“앞으로 운영계획은 어떤가요” “농가가 최우선입니다. 처음 임대사업소를 지을 때부터 어떻게 하면 농가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를 가장 먼저 고민했어요. 예산을 아끼기 위해 애도 무척 썼습니다. 공사하던 업체가 부도가 나서 제가 직접 인부들을 부리기도 했어요. 그만한 예산으로 이정도의 시설을 갖추기는 이전에도 앞으로도 불가능 할 겁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농가들이 원한다면 필요한 기계를 직접 만들 수도 있어요. 농진청에는 그런 사업을 할 수 있는 예산이 있답니다. 농민들이 연구해서 이러이러한 기계를 만들어 보자고 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해 드릴 수 있습니다. 전날 저녁에 빌려가서 다음날 오후 4시까지 반납할 경우도 1일로 계산할 수 있도록 조례도 개정하는 중입니다.”
콩파종기를 조립하던 기술자들은 이번에는 퇴비 살포기를 손보고 있었다. 정상섭 담당은 마당에 세워진 리프트를 들어 빗물 배수시설을 보여주며 사업소가 얼마나 농민들의 편리를 위해 애를 쓰고 있는지 마지막까지 설명을 아끼지 않는다. (정상섭씨 사진 있으면 개인 한컷 혹은 리프트 사진)
임대를 원하는 농가는 임대사업소에 미리 연락을 하고 예약을 하면 편리하다. 임대하는 농가는 농협 농기계 안전공제를 들어야 하며 임대료는 현금 선납을 원칙으로 한다. 연락처는 063)580-3981~3 상서면 내변산로 1840-5번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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