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귀농한 선배가 감자를 수확했다. 아직 농사에 익숙하지 않은데 친환경 농사를 고집하며 풀과의 전쟁을 치르고 난 뒤라 아주 값진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수확량도 적지 않다. 잡초들과 치열한 경쟁을 치르며 자란 감자지만 알이 실하고 맛도 엄청 좋다. 선배는 감자뿐만 아니라, 옥수수, 땅콩, 고구마, 고추 등을 밭에 심었고 매고 나서 한숨 돌릴 겨를도 없이 자라버리는 풀을 정리하느라 엄청 고생을 하고 있다. 다행히 가장 면적이 많은 감자를 수확하게 되어 잠깐 동안 풀과 휴전을 청했다. 그런데 걱정이 하나 생겼다. 얼마를 받고 팔아야 할까에 대한 답이 잘 나오지 않는다. 노지감자가 대량으로 생산되어 감자 값이 없기도 하지만 올해는 작년보다도 시중 가격이 더 싸기 때문에 만만히 가격을 정하기 어렵다. 게다가 택배비를 감안하면 감자값은 키로 당 천원을 넘기기 어려울 것 같다. 감자 농사짓느라 종자에 비닐에 임대료에 기계삯에... 본인 인건비를 제하더라도 뭐 남을 것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래도 선배는 뭐가 즐거운지 싱글거리며 첫 수확을 즐거워한다. 감자뿐만 아리라 양파나 오디 등 하지 무렵에 생산되는 농산물 가격이 하한선을 밑돌고 있다. 면적당 생산량이 많이 늘어난 까닭이다. 이 때문에 풍년농사를 짓고도 농민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 선배는 수확량과 소득이 잘 맞아떨어지는 옹골진 농사를 지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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