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매니아당구클럽(B.M.C)

매캐한 담배연기가 자욱하고 눈이라도 마주치면 안 될 것 같은 험상궂은 사람들, 내기 당구에 열을 올리는 동네 아저씨들, 하루 종일 자장면을 시켜 먹으면서까지 한쪽 구석에서 공짜당구로 내공을 연마하던 친구 녀석까지……. 이런 이미지의 당구장은 나의 오래전 학창시절의 기억 속에 존재할 뿐이다. 당구라는 스포츠는 98년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이 되었고 이제는 올핌픽 정식종목을 준비하고 있다. 깔끔한 턱시도와 나비넥타이를 맨 프로선수들의 경기장면이 수시로 스포츠채널을 통해 중계방송 되고 있고 김가영 선수(2009년, 2011년 세계랭킹1위)나 차유람 선수 같은 스타플레이어의 빛나는 활약은 당구의 이미지변신을 꾀하면서 대중적인 생활스포츠로 정착하게끔 돕고 있다. 이미 각 급 학교에서는 당구가 학원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으며 대학에서도 체육특기생으로 당구선수를 뽑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에 당구장을 개설할 시에 위원회 심의를 받아야만 하는 제도는 모순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당구장은 유흥업에서 체육시설업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불합리한 점들은 하루 빨리 제도 개선에 나서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부안에도 5개의 당구클럽이 활동 중에 있으며 오늘 소개할 클럽은 부안매니아당구클럽(B.M.C 회장 김성공 39세)이다. B.M.C는 26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며 매월 월례회와 2달에 한 번 있는 리그전을 통해서 실력향상과 친목을 다진다. 물론 일주일에 5일 이상을 출근하는 회원도 존재한다. 무슨 모임이든지 이런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모임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이들의 존재는 소중하다. 회원들은 주로 홈마트 뒤편의 매니아당구클럽에서 연습과 게임을 하며 당구장 운영자인 김한성(39세)씨의 지도를 받기도 한다. 김한성씨는 제2회 전라북도 당인배 국제식 3C(쓰리쿠션)당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는 실력파로 알려져 있다. 요즘 웬만한 도시에는 당구아카데미가 많이 존재하며 개인레슨을 해주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원하는 사람에게 무료로 당구를 지도해 주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찾아온 사람들이 클럽회원으로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부안매니아당구클럽회장에게 당구의 매력이 뭐냐고 묻자 김성공회장은 “공을 어떻게(어떤 방법으로), 어디를 향해서, 어느 정도의 세기로 치느냐에 따라서 공이 굴러가는 속도와 방향 그리고 그 후의 멈춰서는 위치까지 너무도 다양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이 머릿속에서 상상한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임무를 수행하고 예쁘게 공이 정지했을 때에는 정말 기쁘지 않을 수 없지요. 물론 그런 기쁨을 느끼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한 연습을 게을리 하면 안 됩니다”
부안매니아당구클럽은 당구를 스포츠가 아닌 단순한 여가생활로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다른 단체나 기관들과의 교류에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부안1대대와의 친선교류전이다. 연례적으로 클럽에 부안1대대의 선수들을 초청해서 당구교류전을 벌이고 다음에는 대대를 방문해서 당구는 아니더라도 친선을 도모하는 행사를 치르곤 한다. 매년 전국적으로 많은 아마추어 동호인들의 각종 당구대회가 개최되고 있고 대회가 열리는 체육관에는 수많은 당구대와 참가선수들, 그들의 가족, 관람객으로 열기가 뜨겁다고 한다. 김성공회장은 부안에서도 당구를 사랑하는 동호인들이 늘어나고 그것을 바탕으로 부안참뽕배 전국당구대회가 개최되기를 희망한다면서 당구에 대한 홍보와 저변확대를 위해서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인사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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