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직장이나 집안에서 미운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하는 일 마다가 어찌 미운지 보면 볼수록 속이 개운하지 않습니다. 아침부터 그 사람과 마주치면 하루가 길어지고 짜증난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미운 사람이 그만 두거나 사라진다면 진정한 행복을 누릴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그 미운 사람이 정말 나하고 멀어지게 된다면 정말 행복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을 하다보면 또 꼬이는 일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면 또 나의 의견과 달리하는 사람이 있고 그러다 보면 또 미운사람이 생기게 됩니다. 결국 악순환이 또 시작되는 것이죠. 그러니 ‘현재 여기(here and now)’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미움의 골이 깊어질수록 자신만이 괴로워질 뿐입니다. 만나서 부딪치고 그래서 해결점을 찾아 미운 매듭을 풀어야 합니다.
사람마다 다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잖습니까? 우선 이기적인 내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고 상대의 장점을 찾아 칭찬해 보십시오. 처음에는 어색할지 모르지만 습관이 되고 반복이 되다보면 가깝고 친한 사이가 될 것입니다. 부부 간, 고부 간, 부자 간, 모녀 간 등등 갈등과 미움이 있는 분들께 마음을 열고 내가 먼저 다가가 보십시오. 분명 긍정적인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옛날에 시어머니가 너무 고약하게 굴어서 정말이지 도저히 견딜 수가 없던 며느리가 있었습니다. 사사건건 트집이고 야단을 치고 정말 숨이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시어머니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겠다는 위기의식까지 들게 되어 이 며느리는 몰래 용한 무당을 찾아갔습니다.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니 무당은 비방이 있다하며 시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며느리는 “인절미”라고 답했습니다. 무당은 앞으로 백일동안 끼니마다 인절미를 드리면 시어머니가 이름 모를 병에 걸려 죽을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며느리는 신이 나서 찹쌀을 씻어 인절미를 만들었습니다. 시어머니는 ˝이 년이 곧 죽으려나, 왜 안하던 짓을 하고 난리야?” 라는 푸념도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두 달이 넘어서자 시어머니는 하루도 거르지 않는 며느리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이 되어 해대던 며느리 욕도 거두고 반대로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하게 되었습니다. 석 달이 다 되어 가면서 며느리도 시어머니를 죽이려고 한 자신이 무서워졌습니다. 이렇게 좋은 시어머니가 정말로 죽을까봐 덜컥 겁이 났습니다. 며느리는 다시 무당에게 달려가 ˝제가 잘못 생각했으니 시어머니가 죽지 않고 살릴 방도를 알려 달라” 고 애원했습니다. 그러자 무당은 빙긋이 웃으며 ˝미운 시어머니는 벌써 죽었지?” 했답니다.
속담에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미운 사람일수록 더 관심을 갖고 정성을 다하라는 뜻입니다. ‘감사생활’이나 ‘네 덕, 내 탓’이라는 표어도 결국 역지사지(易地思之 입장 바꾸어 생각함)하여 상호 이해와 공감 속에서 친분을 쌓으라는 처세법을 의미한다 하겠습니다.
미운 사람에게 다가간다는 것은 말과 같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나 생활철학으로 삼으면 못할 것도 없습니다. 자신의 고집스런 의식이 문제입니다. 마음을 여십시오. 그리고 큰 맘 먹고 행동으로 다가가십시오. 시어머니가 미우면 기도나 불공을 드리려 하지 말고 시어머니가 좋아하는 고무신을 직접 사다드리면 금방 사랑의 마음을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당처불공(當處佛供 당사자에게 빌고 공을 들임)’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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