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온 나라가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 연이어 들려오는 소식에는 점점 생존의 희망이 멀어지고 있다. 우리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는 것은 희생자의 대부분이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라는 것과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선원과 선장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분노와 정부의 부실한 대응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몸과 마음에 배어 있는 비정상적인 그 무엇이 원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1993년 부안 앞바다에서 일어난 서해페리호 사건은 141명을 초과한 무리한 탑승과 안 좋은 기상상황에서 출항을 강행했던 게 원인이었다. 292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1994년 10월 21에는 성수대교가 무너져 내렸다. 32명이 사망한 이 사건은 부실시공이 원인이었다. 1995년에는 삼풍 백화점 붕괴사고가 있었다. 설계, 시공, 관리등 총체적인 부실이 낳은 결과였다. 무려 502명이 사망했다. 너무 바빴다. 빨리 건물을 짓고 돈을 벌어야 했고, 짧은 공기에 맞춰 다리를 만들어야 했다. 내일 직장에 나가야 하는데 다음 배가 언제 떠날지 모른다는 절박함이 등을 떠밀었다. 부정과 부패, 사이비 종교, 무책임과 안이함이 낳은 이번 사건은 아주 오래도록 우리의 가슴에 남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64년 전 무너져 내리는 한강 철교를 아직도 건너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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