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을 좋아하면 친일일까? 벚꽃이 한창이다. 예년에 비해 한 일주일 쯤 빨리 피어서 벌써 지기 시작한다. 부안의 벚꽃길은 개암사 벚꽃길이 으뜸이고 며칠 늦게 피는 내변산 청림마을 앞길에 피는 벚꽃도 볼만하다. 이번 주말에 비가 내린다고 하니 이르게 피어난 벚꽃의 아름다움도 거의 끝나 간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벚꽃의 원산지 논란이 한번씩은 진행된다. 벚꽃은 원래 일본이 원산지가 아니고 임진왜란 때 한국에서 건너갔다는 것이 대체적인 얘기다. 제주도에서 건너갔다는 얘기도 있다. 벚꽃을 좋아하는 마음에 대해 다소간의 위로가 되는 대목이다. 얼마 전 2월 달에는 일본을 엄청 싫어하는 어떤 아저씨가 왜놈의 꽃을 보며 축제를 벌여서는 안된다며 여의도 윤중로에 있는 벚꽃을 자르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아저씨는 벚꽃을 베어내고 무궁화를 심어 무궁화 축제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산지로 보면 무궁화는 인도나 중국에 가깝다. 가뜩이나 독도문제로 심란했을 아저씨의 용감한 행동에 애꿎은 벚꽃만 잘려 나갔다. 그렇다면 일본사람들은 벚꽃을 좋아할까? 물론 한꺼번에 피었다가 왕창 지는 모습에서 사무라이 정신이 들어 있다는 벚꽃 예찬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실제 일본에는 한국만큼 많은 벚나무가 심어져 있지 않다고 한다. 벚꽃이 일본 국화인 것도 아니다. 다만 일종의 상징처럼 벚꽃을 동전이나 문양으로 쓰는 정도이다. 그렇다면 벚꽃을 좋아하면 친일일까? 아마도 대한민국 사람으로 벚꽃을 보면서 일본을 동경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벚꽃이 좋은 것은 다만 그 아름다움이 좋은 것이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기며 교과서를 통해 자손들의 머릿속까지 왜곡하고 있는 일본이라는 나라를 동경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봄에 만개한 벚꽃이 다 지기 전에 마음 놓고 즐기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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