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편집국에 쏟아지는 비판이 자못 매섭습니다.
기사 중에 보도자료가 왜 이리 많냐는 따끔한 충고에서부터 부안독립신문 답지 않게 특정 후보에 관한 기사를 왜 그리 많이 싣느냐는 항의까지 다양합니다. 기획 심층취재 기사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고 논조가 더 강해야한다는 주문도 있습니다. 입바른 직언이 있는가 하면 막무가내도 있습니다. 그런데 직접 전화를 걸거나 방문하기보다는 한사람 건너 들려오는 소리가 대부분입니다. 편집국이 아직 낯선가 봅니다.
옳습니다. 부안독립신문이 아직 독자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엄연한 사실, 인정합니다.
그래서 변명이 아닌 실상을 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하자면 지금부터 제 얼굴에 침 뱉기를 하겠다는 말씀입니다.
현재 편집국에는 데스크를 겸한 한명의 상근기자가 있습니다. 아, 놀라지는 마십시오. 한명이 신문을 다 만드는 건 아니니까요.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는 편집위원이 네 분이 계십니다. 편집위원들은 매주 연재되는 시리즈물을 한두 꼭지씩 맡고 있습니다. 이분들은 보수도 받지 않습니다. 우리 신문으로서는 참으로 귀한 분들입니다.
그러나 편집위원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4인의 편집위원들이 생업까지 희생하면서 일당백의 기세로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고 있지만, 포맷이 정해진 시리즈를 다룬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말입니다.
편집위원과 상근기자는 무엇보다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느냐 하는 점에서 차이가 납니다. 얼핏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그 차이는 상당합니다.
상근기자는 어떤 상황이 닥쳐도, 또는 제보가 들어와도 곧바로 현장에 나가 적절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데스크와의 긴밀한 보고체계 속에서 다른 기자와 함께 이원, 삼원 입체취재가 가능하게 됩니다. 일테면 경찰이나 119안전센터처럼 움직인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우리 1인 편집국은 부딪쳐야 할 상황이 너무 많습니다. 선거기간인 만큼 수십 명에 달하는 예비후보자도 접촉해야 하고, 여론조사나 토론회 같은 기획에도 간여해야 합니다. 군청이나 군의회 등의 다양한 일정도 체크해야 하고, 기획 심층 취재거리에 대한 관심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각종 보도자료를 챙기며 보충취재 여부를 판단하고, 지면배분도 해야 하며, 칼럼을 비롯해 외부기고를 하시는 분들 신경도 써야 합니다. 편집하는 날에는 디자인도 참견해야 하고 인터넷 홈페이지가 잘 굴러가고 있는지 방문자 수는 얼마나 늘었는지도 신경 써야 합니다. 심지어 운영지원팀에 사람이 없는 시간에는 광고의뢰 전화를 받거나 구독요청 접수를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니 머릿속에 다른 생각을 잔뜩 집어넣은 채 마음만 바빠서 이리저리 발품을 팔며 쫓아다니긴 합니다만,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정작 기사 하나 못 건지는 때가 허다합니다. 심층취재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게 되고요. 아다시피 우리 신문은 주간지이기 때문에 속보성 면에서는 경쟁력이 없습니다. 심층취재만이 다른 신문과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데 그걸 못하니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편집국이 능력이 모자라 그런 것 아니냐 하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군요. 아닙니다. 지역신문을 만드는데 부족할 만큼 아둔한 인사는 아닙니다. 짐짓 예의바른 척 겸손 떨 생각 없습니다.
사실 인력 문제는 기자를 더 채용하면 해결됩니다. 재정상태가 안 좋으니 못 뽑는 것 아니냐고요? 이 역시 아닙니다. 열악하긴 하지만 대표이사를 비롯해 임원진, 군민주주, 독자들이 우리 신문사 문 닫도록 보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안이 문 닫기 전에는 우리 신문사도 문 닫을 일 없다는 소리를 우리끼리는 합니다. 문제는 지역이 좁다보니 쓸만한 사람 찾기가 자갈밭에서 운석 찾기만큼이나 어렵다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궁리 끝에 대안을 내기로 했습니다. 시민기자와 학생기자를 모집하기로요. 부안독립신문은 뜻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 오십시오. 특히 우리 신문에 불만이 있으신 분, 발전방향이 눈에 보이는데 우리가 실천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직접 참여하셔서 고견을 들려주십시오. 기사 쓰는 게 영 고역이다 싶은 분은 제보와 취재만 하셔도 좋겠습니다.
‘군민과 함께 만드는 신문’이라는 기치를 내건 부안독립신문이 제대로 한번 군민과 함께 하려고 손을 내밀었습니다. 멀찍이서 애태우지 마시고 이제 그만 손을 잡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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