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마라톤클럽

   
 
부안마라톤클럽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인 톰 행크스는 3년 반에 걸쳐 미국 대륙을 달리기로 횡단한다. 처음에는 혼자였지만 그냥 그렇게 달리다 보니 나중에는 왜 달리는 지도 묻지 않고 그를 따라서 달리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나 거대한 무리가 되었다. 물론 도착점에서는 너무도 싱겁게 뿔뿔이 헤어져 버렸지만 말이다.  왜 그가 달렸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실연의 아픔으로 괴로워 할 때 어렸을 적 여자 친구 제니가 “위험할 때는 무조건 달려”란 말이 떠올라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부안에도 저마다 다른 이유로 무조건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부안마라톤클럽(회장 주동수.58)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2001년에 클럽이 문을 열었고 이제는 회원이 44명에 이른다. 부안마라톤클럽은 매주 수요일 매창공원에서 만나서 매창대로를 따라서 달리기를 하고 한 달에 한 번은 격포방면으로 나가서 장거리 훈련을 한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스포츠 파크에 가서 트랙을 돌며 자신의 스피드와 페이스를 조절하는 연습을 한다. 사무국장 김 동옥씨(55)에 따르면 지금은 시즌이 시작되지 않아서 훈련프로그램에 맞춰 개인연습을 주로 하지만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마라톤 시즌이 시작되면 매주 전국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출전하느라 클럽도 바빠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회원들 전체가 참가하는 전국대회는 최소한 일 년에 두 차례 정도 가진다고 한다. 그 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자신들의 지역과 특산품을 홍보하기 위한 마라톤대회들이 계속 열리기 때문에 건강도 챙기며 기념품도 쏠쏠하게 챙길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실제로 진안의 경우 민관이 협력해서 “진안 마이산 마라톤”대회를 개최 하는데 가족단위의 많은 인원이 참가하여 매년 성황리에 대회가 치러지고 있다. 참가자들에게는 지역 특산물인 5년근 수삼을 기념품으로 주기 때문에 호응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이제 부안도 흩어져 있는 마라톤클럽들을 모아 연합회를 만들고 그 동력으로 마실 축제든 전어축제든 부안을 홍보하기 좋은 날에 마라톤대회를 개최해 보고 싶습니다. 전국의 마라톤 대회에 가보면 참가자의 연고지에서 열릴 마라톤대회를 홍보하느라 정말 치열하거든요. 많이 오라는 거지요. 그만큼 마라톤 대회에 가지는 지역의 홍보효과가 크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마라톤코스는 5km, 10km, 하프, 풀코스, 울트라 등이 있는데 5km코스는 주동수 회장님의 주 종목이라고 말씀하시며 웃으셨다. 2012년에는 100km를 달리는 울트라마라톤에 9명의 회원이 참가했는데 5명의 회원은 80km지점에서 도중에 부상으로 기권했고 4명의 회원은 완주했다고 한다. 울트라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회원들은 부안을 출발해서 줄포를 거쳐 곰소, 격포를 돌아 다시 부안으로 돌아오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돌아야 80km정도 된다고 하니 숫자상으로만 생각했던 것보다 느낌이 다르게 다가온다. 새벽6시에 출발한 선수가 해가 넘어가고 어두워져서야 마칠 수 있었으니 참으로 대단한 의지와 실력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 대회의 완주자 중에 이양자(71)회원이 눈에 들어온다. 이분은 뒷모습만 봐서는 전혀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건강을 유지하고 계신다. 63세부터 이웃집 아저씨의 권유로 처음 10km를 뛴 것이 인연이 되어 마라톤을 하게 되었는데 잘 한다는 주위의 칭찬에 자꾸 하다 보니 100km 울트라마라톤까지 뛰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로 울트라마라톤이나 풀코스는 뛰지 않지만 지금도 10km코스의 많은 대회에 참가하고 있고 작년에는 군산 새만금마라톤대회에서 상품으로 받은 쌀로 떡을 해서 돌리기도 했다고 한다.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3시간 이내에 주파하는 것을 “마라톤 서브3”라고 부른단다. 모든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의 꿈이라고도 한다. 부안마라톤클럽에는 이미 세 명의 “서브쓰리”기록보유자가 있다니 대단하다. 내가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이 별 특별한 일이 아닌 것처럼 이들도 아무렇지 않게 10km 달리기를 일상으로 여기며 그렇게 오늘도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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