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형공립고교생들의 농사체험, 환경교육 현장

 

특색사업 실시 배경
  교과서에 나오는 시 ‘진달래꽃’ 단원을 가르치기 전에 진달래꽃과 무궁화를 구별할 수 있는 학생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다. 28명 정원에 서너 명이 손을 든다. 이 아이들에게 진달래꽃과 관련된 경험이나 느낌은 전무한 상태에서 시를 가르쳐야 하는 현실이다. 생각해보니 지금 가르치고 있는 10대들은 병원에서 태어나 아파트에서 자랐다. 개인주택이라 하더라도 화장실이나 식당, 난방 등 아파트화 된 개인 주택이 대부분이다. 이 학생들이 자연과 접할 기회는 적고도 적어 진달래꽃을 모르는 것은 학생들의 책임만이 아니었다. 또 맨발로 논에 들어간 학생은 한 학급에 한 명 정도이다.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논은 우리 학생들과는 별 상관없는 하나의 풍경일 뿐이었다. 농어촌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선정된 기숙형공립학교인 부안고등학교(교장 이재경, 이하 부안고)는 실습논으로 이동하는데 5분이면 족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문서작성과 같은 일이 가능하며 땅과 농사를 소중히 여기는 농부들이 있다는 사실을 방폐장 싸움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접촉하여 본 결과 이러한 계획을 반겨하면서 참신한 의견까지 제시하며 같이 해줄 농부를 만날 수 있었다. 논농사 체험이 우리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시켜 정서를 순화하고 상상력을 기르는데 일조할 것이라는 것에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교직원의 동의가 있었다. 더구나 이러한 프로그램은 각 대학에 제출하는 학교소개 파일을 풍성하게 하여 입시지도에서도 도움이 되리라는 조언도 있었다. 또한 우리 부안지역에 유명한 대안학교의 성과를 조금이라도 공교육으로 흡수하고 싶은 마음도 작용하였다. 밭농사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밭농사는 학생들이 하기에는 너무 일손이 많이 필요하였고 시기를 놓치면 걷잡을 수 없는 일이 있어 논농사를 택하였다.  벼농사와 함께 해온 풍부한 짚 문화를 학교 안으로 끌어들이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지역에 있는 우동 당산제의 줄다리기는 경쟁에 지쳐 있고 개인적 경향이 강한 우리 학생들이 하나됨을 경험하는 좋은 행사가 되리라는 기대를 했다.


준비과정
 학교 예산을 편성하여 확정하기 전에 이 일을 확정짓는 일을 2월중에 마무리하였다. 농민회 관계자를 만나 타당성과 비용을 대략 산정해 보고 실무자를 만났다. 실무자는 김효중 씨. 어려움 가운데서 승낙을 하셨고 곧바로 학교 주변 논을 둘러본 후 체험학습지로 쓰고 싶은 논주인을 만났다. 주인도 우리의 취지에 공감하며 협조해 주셨다. 효중 씨와 만나는 과정에서 계획서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강연을 배치하고 체험학습 할 것을 선정하였다. 우동 당산제를 깊이 관여하며 이끌고 있는 김상곤 씨로부터도 협조 약속을 받았다. 개인 사정상 3월에 농사를 지을 분을 김인택 씨로 바뀌었지만 상의하는 자리에 효중 씨가 참석하여 조언을 하였다. 학교에서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특색사업으로 채택이 되었다. 예산이 책정되었고 교무부장은 학사일정에 체험과 강연 시간을 배정하였으며 연구부장 손을 거치면서 사업계획서는 깔끔하게 정리 되었다. 실습 논 임대 비용 200만원은 학교 예산에서 지출할 수 없어 학교 교직원의 기부를 통해 마련하여 2월 달에 계약을 하였다.

결론 및 제언
 발로 논에 들어가 본 학생이 한 반에 한두 명이고 모를 심어본 학생이 전무한 상황에서 실시한 친환경 벼농사 체험활동은 학생들에게 친환경 감수성을 기르고 벼농사에 관심을 갖게 하는데 일조하였고 관련 강연을 통해 벼의 일생, 논의 생태계, 먹거리 소비문화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 또한 지역의 문화재인 우동당산제를 학교 문화 속에 재창조하여 학교 축제문화의 질을 고양하는 데도 일조하리라 기대한다. 하지만 이런 일을 좀더 간소하게 처리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학교 실습답을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확보하는 문제, 비용 처리 문제 등을 좀더 간소하게 처리할 수 있다면 이 사업은 잘 정착하여 안정적으로 시행될 것이다.
주변에 논밭이 있는 부안고에서 다양한 형태로 학생들에게 자연의 일부인 농업과 가까워질 수 있는 체험학습 기회를 주는 것도 좋다고 부안고 구성원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업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선생님들에게 또 다른 잡무로 인식되어 애초에 기대했던 결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학교 업무 적정화와 지역사회의 도움이 있을 때 이 사업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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