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는 지금은 10월 2일 밤.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주민 부상자 속출”이라는 인터넷 기사 헤드라인이 눈 앞에 있다. 가슴이 먹먹하다. 부안 사람들은 누구나 밀양 소식을 들으면 비슷한 느낌을 받고 있을 것이다. 
너무나 닮았다. 너무나 닮았다. “국가가 이래도 되는가? 국가가 이래도 되는가?”라는 절규는 부안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눈물과 함께 곱씹었던 말일 것이다.
언론에서 제대로 문제를 다뤄주지 않을 때의 고립감과 무력감. 이것도 너무 절실하게 느꼈던 문제 아니던가? 그것 때문에 부안독립신문이라는 부안 군민들의 자주적인 신문이 탄생하지 않았던가?
세상은 아직도 반복되고 있다. 밀양 주민들은 합리적인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의 부안 사람들처럼, 정확한 정보를 요구하고 TV에서 공개적인 토론을 요구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저들은 여론몰이와 공권력만으로만 답하고 있다.
우리에게 생소한 말. 765kv(키로볼트)! 송전선에서 전송되는 전류의 볼트 수란다. 보통 집에서 쓰는 전기의 전압은 220볼트다. 전봇대는 흔히 2만2천볼트라고 하는데, 엄격하게는 22,900볼트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면서 자주 보는 커다란 송전탑. 그 전압은 154,000볼트다. 그런데 지금 밀양에 건설중인 송전선은 765,000볼트라고 한다.
전기가 흐르면 그 주변에 전자파가 발생하는데 그 중 자기장이라는 것이 형성된다. 이 자기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간단히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자기장은 단위를 mG(미리 가우스)라는 단위를 쓴다. 전압을 볼트라는 단위로 세듯이 자기장은 mG(미리 가우스)로 센다고 생각하면 된다. 스웨덴의 한 보고서에 의하면 2mG이상에서 소아(17세 이하) 백혈병 발병률은 2.7배, 3mG이상에서 3.8배, 5mG이상에서 5.1배라고 한다.
그래서 스웨덴은 2mG이상의 자기장을 제한하고 있다(YTN 10월 2일). 송전선 자체에서 나오는 자기장을 말하는 것이다. 자기장은 거리가 멀어지면 약해지므로 송전선에서 멀어지면 자기장은 1mG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현재 한국의 기준은 얼마일까? 독자들은 한번 생각해 보시라. 그들이 765,000볼트의 송전을 설치하면서 보상의 기준으로 삼고, 안전한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는 자기장의 크기는 자그마치 833mG다. 8.33도 아니고, 83.3도 아니고, 833이다. 이게 말이 되는가? 그러면서 송전선에서 80m내에 3mG정도의 전자파가 나온다고 안심하라고 하는 것이다. 거기를 벗어나면 괜찮다고. 우리가 위도의 핵폐기장에서 느꼈던 공포가 밀양의 주민들에게 그대로 있다. 그런 땅에서 살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주민은 제시한다. 땅속에 묻자고. 땅 속에 묻으면 전자파가 소멸하기 때문이다. 그랬더니 그들은 돈이 많이 들고, 시간이 많이 들어서 안된단다. 2조 7천억이 든단다. 그런데 전문가 협의체는 345kV 4회선 규모로 5,900억 수준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래서 공개 토론을 하자는 것이다.
시기가 촉박하다는 것도 거짓이다. 잘못하면 블랙 아웃(모든 전기가 한꺼번에 꺼지는 현상)이 발생해서 큰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빨리해야 한단다. 그러나 어차피 신고리 원전 3호기는 불량부품 때문에 빨리 가동할 수 없다. 그리고 블랙 아웃도 올 여름에 호들갑을 떨면서 공포에 떨게 했지만 버텨낼 수 있었다. 주민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그들의 계속되는 삶을 생각한다는 이 정도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주민들을 상대로 전쟁을 하고 있다. 한 주민이 목숨을 바쳐서 저항했지만, 그들은 끄떡하지 않는다.
지금 주민들은 무덤을 파고 쇠사슬을 몸에 두르고 저항하고 있지만, 3,000명이나되는 경찰을 파견해서 밀양을 고립시키고 주민들을 업무방해죄로 잡아가고 있다. 
아 어찌할 것인가? 그들은 8년 동안이나 싸우고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생업을 포기하고 그렇게 싸우고 있다. 동병상련이라던가? 그들의 뼈아픈 고통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우리 부안 사람들 아닐까? 우리가 무엇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지지선언이라고 하고 수확한 쌀이라도 보내고 후원이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아, 부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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