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전라북도의용소방대연합회장에 변산면의용소방대장이 취임하게 되었다고 해서 인터뷰를 했다. 첫 인상은 솔직히 좀 의외였다. 소방활동을 하려면 좀 젊은 분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연세가 좀 있어 보인다. 올해 연세를 여쭈어봤다.
“예 말 띠로 내년이면 환갑이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 나이로 60, 만으로 59세입니다”
- 의용소방대는 몇 살까지 하시는 건가요?
“대원은 63세, 대장은 65세가 정년입니다.”
- 의용소방대에서는 주로 무슨 일을 하시는 거지요?
“옛날에는 그야말로 화재 진압하고, 구조 활동하고 그런 일을 주로 했는데, 요즈음에는 소방대가 많이 설립되어서, 화재 진압보다는 여러 가지 봉사활동으로 활동 폭이 넓어졌습니다. 지역 곳곳에 행정적으로 지원받지 못하는 불우한 이웃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 찾아서 쌀과 연탄 등의 도움을 드리기도 하고, 여름철 해수욕장 구조대 역할도 하고, 전천후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화재가 발생하면 당연히 화재 진압을 하는 거구요.”
화재만 진압할 것이라는 생각은 짧은 생각이었다. 중요한 포인트는 ‘봉사’에 있었다.
- 근데 언제부터 의용소방대일은 하시게 되었나요?
“소방대에 입대한 것은 25살 때입니다. 결혼은 27살 때 했으니 결혼하기도 전에 소방대 활동부터 했습니다. 그러니까 올해로 36년차가 되네요.”
좀 생소하게 입대라는 말을 쓴다. 그런데 소방대원 36년차란다. 아내보다 소방서와 한 시간이 더 오래 됐다는 얘기다.
- 엄청 오래하셨네요. 역사의 산 증인이시겠네요. 그간 많이 변했나요?
“처음에 입대할 때에는 소방서가 김제에만 있었어요. 초가지붕도 많아서 불도 많이 났구요. 그 때는 의용소방대 사람들이 열 일을 제쳐두고 소방대 활동을 했어요. 불 속에서 구조 활동을 하다가 부상당하기도 했구요. 근대 지금 대원들은 솔직히 생업이 먼저고 소방대 일은 그 다음 일인 것같아서 좀 거시기한 때도 있어요.”
늘 그렇다. 나이든 사람이 보기에는 옛날에 비해서 지금이 늘 조금 부족하다. 그렇지만 그 바쁜 생업 와중에도 봉사 활동에 참여한다는 것만 해도 참 대단한 일 아닐까? 지금의 젊은 대원들 파이팅!
- 제일 기억나는 소방대 활동 하나만 말씀해 주세요.
“변산의용소방대 일인데, 옛날엔 마을 경로당에 아궁이가 있었어요. 그 땔감을 대원들이 산에서 나무를 줍고 잘라서 공급했어요. 그리고 경로잔치까지 했지요. 지금은 농협에서 하지만 10여년 전까지 소방대에서 주관해서 했어요. 그 때 참 활동이 왕성했던 것같아요. 대원들이 산 정상에 헬기장 만드는 블록을 날라서 그 돈으로 소방대 땅까지 마련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긴 세월 동안 활동 성격이 조금씩 달라졌다 하더라도, 한 가지 봉사 활동을 36년 동안이나 해 온 것에 대해서 참으로 경탄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밖으로 활동을 하다보면 집에서 잔소리를 많이 듣지 않았을까?
“집사람도 여성의용소방대원이예요.” 
아......!                    
신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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