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설명회 파행..."조인식 절차 안지켜" "계화미브랜드 가치 떨어져" 계화 주민 반발 "왜 영농철에 하나", "선거전이 호기" 입씨름

계화, 상서, 하서농협의 조합장들이 합병계약을 체결한 뒤 가진 첫 대의원 설명회가 파행으로 치러졌다. 일부 대의원들은 합병 조인식이 절차를 지키지 않고 조합장의 독단으로 체결됐다면서 비난하고 나섰다.

합병추진 실무위원회는 지난 24일 ‘새농촌 새농협 운동 추진을 위한 조합 자율합병 추진 대의원 설명회’를 부안 예술회관에서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계화, 상서, 하서 농협의 대의원 50여명을 비롯해 박길현 부안지부장과 중앙회 나기선 차장대우 등이 참석했다.

박길현 지부장은 개회사에서 “합병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고 토론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부 해안권을 중심으로 한 신설 합병농협이 탄생하면 부안읍을 중심으로 한 중부권, 보안을 중심으로 한 남부안 등 3개 조합이 축으로 중심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의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특히 계화농협 대의원들의 반발이 거셌다. 한 대의원은 “조합장이 합병하느냐”며 “합병을 하면 2조원 이상의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계화 쌀의 미질 등이 나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계화농협 대의원은 “사전에 마을순회를 통해 충분히 설명회를 할 수 있는데도 (합병) 조인식을 한 것은 잘못”이라며 “설명회 전에 사과부터 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계화농협 김태동 조합장은 “조인식을 했다는 것만으로 합병을 완료했다고 오해하고 있다”며 “조합장들은 책임을 지고 자리를 마련한 것이고 결정은 조합원들이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창 바쁜 때에 합병 얘기를 한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한 조합원은 “얼마나 급하다고 최고 영농철에 그 짓(합병)을 하고 있단 말여. 7월에 해도 되는디”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다른 조합원은 “합병은 돼야 한다”며 “반대로 생각해 보면 조합장 선거 끝나면 합병 못한다. 임기 말에 요행히 맞아 떨어졌다. 지금이 호기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는 한 조합의 경영 상태를 놓고 일부 조합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해당 조합의 조합원들이 반발하는 등 앞으로 합병 추진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계희 기자 gh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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