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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군 마을축제를 다녀와서
  • 주용기 전북대학교 전임연구원
  • 승인 2013.08.2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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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초에 진안군에서 열린 ‘제6회 진안군마을축제’에 다녀왔다. 첫날은 ‘유기농업과 농가공의 한일교류’라는 주제로 열린 학습교류회에 참석했다. 몇 년전 진안군과 일본 아야정이 서로 자매결연을 맺고 서로 사람들이 오고 가면서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배우는 자리를 만들어 왔다. 이번 교류회는 아야정에서 온 10여명이 참석했고, 아야정에서만 2명이 나와 발제를 했다.
아야정의 면적은 우리나라 규모로 보면 두 개의 면을 합친 면적과 비슷하고, 80%가 산림(대부분이 국유림이거나 현유림)지역이며, 인구는 7,500여명이다. 전체 농업면적 중 75%이상이 유기농업을 하고 있는 지역이며, 아야정에서 유기농업을 시작한지는 40년이 넘었다. 일본 제일의 조엽수림대가 잘 보전되어 있어 최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이 되었다. 아야정은 기존농업을 생태농업으로 전환하고, 체험관광 등 그린투어리즘을 정착시켰으며, 아야천의 수질개선과 ‘한평 채소밭 운동’ 진행, ‘자연생태계농업 조례’ 제정, 일촌일품 운동이 아닌 ‘일호일품운동’을 전개하고, 일본 제일의 전통 목공예 지역으로 만들었다. 더욱이 자치공민관 운동을 실시하여 주민들의 자발적인 자치운동을 보장하고 ‘진짜 수공예품 센타’를 만들어 운영했다. 이에 대해서는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아야정의 역사를 바꾼 전임 정장 고다 미노루씨가 직접 쓴 ‘숲을 지켜낸 사람들’(고다 미노루 지음)이라는 책을 통해 참고할 수 있다. 교류회장 뒤편에 전시된 안내판에는 아야정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기 위해 아야정 중심부에 건설된 지역유기농산물 판매장 ‘혼모노센터’의 모습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고, 가공 포장된 농산물도 몇가지 전시되어 있었다. 교류회장에서 만난 아야정의 한 여성 농민도 이곳 센터에 유기농산물을 내 놓는다고 한다. 지역주민들이 직거래로 판매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인데, 지금은 입소문을 들은 인근 도시에서도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아야정 전체적으로 유기농업이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아야정의 행정(부안군청과 같은 지방행정)과 농업기술연구소(정확한 이름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우리나라의 ‘농업기술센터’와 비슷한 조직), 지역농협 등 상호 협력과 역할분담이 잘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농협은 유기농산물의 판매에 책임을 지고 역할을 하고, 아야정 행정은 각종 행정적 지원, 농업기술연구소는 유기농 기술 지원 등을 하고 있다. 아직도 유기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이 직접 판매망을 개척하거나 판매장을 운영하는 어려움을 겪는 우리의 유기농산물 농가로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아야정의 농협이 대도시 등 다른 지역으로 직접 판매망을 개척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나라의 농협들이 배웠으면 한다.
4년전에 ‘대안적 지역발전 학습모임’을 같이한 사람들과 함께 이곳 아야정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면서 현재의 정장과 여러 사람들을 만났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내발적 발전의 사례로 많이 알려진 유후인을 함께 방문한 적이 있다. 이번 교류회에서는 진안군에서 실행되고 있는 자연농업에 대해서 듣지를 못해 아쉬웠다. 최초 아야정의 자연농업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야정 주민들이 농약에 오염되지 않는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직접 먹기를 원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판단하기에 진안에서 마을만들기 사업이 모범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원연장마을’을 찾았다. 마침 다음날 마을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는 이장(제주 출신, 51세 여성)과 사무장을 만났다. 마을에 있는 태양광에너지 발전시설, 마을박물관, 노인정내에 설치된 찜질방, 주민들이 합심해 만든 3개의 탑(화합의 탑, 장군탑, 미래의 탑), 트렉터의 바퀴로 쌓아 만든 커다란 화분, 절임 배추 가공시설, 식당과 귀농인의 집, 지역농산물 판매대 등을 둘러 보았다. 그리고 이장의 말에 의하면, 판매대를 통해 판매하는 농산물 수입의 5%씩을 떼어내 마을기금을 조성해서 포장지 등을 공동구입하거나 마을의 공공적인 일에 사용한다. 이는 이익의 일부를 마을을 위해 내놓은 것으로 아주 무범적인 나눔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는 일제시대때 마을주민 5명이 합심해 ‘오종계’를 만들었고, 노동을 통해 들어온 수입을 개인의 이익만이 아니라 마을의 공익을 위해 사용하였던 정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현 이장의 시아버지가 이 ‘오종계’의 회원 중의 한명이었다는 점에서 그 정신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다음날 오전에도 마을에서 벌어진 마을축제에 참석해 점심도 먹고 풍물패와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한편 이같은 진안의 마을만들기 사업과 마을축제, 귀농인을 위한 지원 등에 있어 중간지원조직인 ‘진안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와 이곳에 들어선 여러 단체들이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같이 일본의 아야정과 진안군의 원연장마을 같은 모범사례를 잘 배워서 부안군내에서도 지역특징에 맞게 잘 적용하기를 희망해 본다.

 

주용기 전북대학교 전임연구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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