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공직사회 수렁 객관적 기준무시 논란
부안군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13일 보건소 이아무개 계장이 군수에게 업무보고를 하던 가운데 말실수를 했다가 직위해제를 당한 것을 두고 말들이 오간다.김종규 군수는 이날 “부안지역을 파리, 모기가 없는 곳으로 만들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고 이계장은 “파리, 모기가 없는 세상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다”고 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견은 엇갈렸다. 군 인사 담당자는 “2003년도 지시했던 방역 업무가 2005년에도 개선되지 않았다”며 “개선하라는 지시가 햇수로 3년이나 됐는데 (이행이) 안 되니까 문제를 삼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직위해제 근거가 꼭 명확해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업무적으로 지시를 했는데 이뤄지지 않고 희망이 안 보이면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 공무원은 “직위해제를 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요건을 충족하지도 못했는데 의견이 다르다고 직위해제하는 것은 전형적인 권력자의 전횡”이라고 지적했다.
직무수행 능력의 경우 △정보화 능력 △전문지식 △업무숙지도 △기획력 △종합실무 능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불량’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아야 한다. 특히 이아무개 씨의 직속 상급자는 “(이씨의) 근무성적 평정이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사실상 직위해제를 하면서 객관적인 기준을 적용했다고 판단할 근거가 희박하다는 뜻이다. 근무성적평정은 상급 감독자인 평정자와 ‘평정자’의 상급감독자인 ‘확인자’가 50%씩 평가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이 객관적인 기준을 배제하고 인사를 할 경우 왜곡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군수가 요구했던 ‘획기적인 모기 퇴치방법’과 관련해 보건소측은 “고민을 해왔지만 친환경적으로 실현할 방법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말한다. 김군수의 지적 뒤에 연구에 착수한 ‘모기 유충방제’ 방식도 기존의 고민과 맥이 닿아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와 관련, 최근 처음으로 모기 유충 방제를 위해 미꾸라지를 방류했던 전주시 관계자는 “부산과 울산도 이런 방식을 사용한 지 2년도 안됐다”며 “전주시도 올해 처음으로 했는데 유충 구제는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인사 왜곡과 관련, 부안군은 최근 전북도 감사에서 인사위원회 운영 부적정, 근무성적 평정 소홀, 부적정한 승진 등이 적발돼 담당 공무원이 징계 처분을 받은 바 있다.
한계희 기자 gh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