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진서면사무소에서 열린 서남해안(곰소만)갯벌 세계문화유산등재를 위한 주민설명회는 아쉬움이 많았다.
설명회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곰소만 갯벌의 가치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경우의 기대효과와 보존방식, 관련 법규, 주민들이 보존과 관리의 주체로 참여하는 이유와 방식 등을 문경오 목포대 교수가 자신이 준비한 자료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베트남의 하롬웨이와 일본 야쿠시마 등 이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역의 변화상도 함께 소개됐다.
진서면뿐만 아니라 변산면과 보안면, 줄포면 등 곰소만 갯벌과 생활권이 겹치는 1백여명의 주민들이 이날 설명회에 참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는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위한 주민설명회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먼저 주민설명회가 열린 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설명회를 마치고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세계문화유산 관련 부처인 문화재청에 주민들의 의사를 수렴하여 찬성과 반대의 최종입장을 전달하는 날이 불과 이틀 뒤인 18일이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다수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까지에는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날 설명회는 세계문화유산의 의미만을 소개하기에도 벅찰 정도로 시간적인 여유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설명회를 진행하는 대학교수와 설명을 듣는 주민들 모두가 답답한 상황이 연출되었고, 참석한 주민들 중 4~5명만이 궁금한 점을 묻거나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설명회는 2시간여만에 슬그머니 막을 내렸다.
이후 진행되는 일정을 따져볼 때 이날 주민설명회는 첫 번째 설명회이자 사실상 마지막 설명회였던 것이다. 특히 이와 같은 준비부족은 세계문화유산등재가 갖는 의미와 기대효과를 감안할 때 답답함과 아쉬움이 더울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는 또한 주무부처인 문화재청과 지역주민과 직접 맞닿아 있는 부안군 문화관광과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주민설명회가 갖는 의미를 담보하지 못한 점은 더욱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역주민들이 곰소만 갯벌이 유네스코에서 추진하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지역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지역주민들은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판단력’과 ‘변별력’을 설명회가 제공했어야 함에도 불만과 고성, 일방적인 주장이 오고 갔을 뿐 남은 것은 없었다.
이 점은 특히 세계문화유산의 지정을 위해 나름대로 충실하게 준비해 온 인근 고창군과 많은 대조를 보이고 있는 부분이다.
곰소만 갯벌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어떤 기대효과가 나타날지 아직은 불확실하다.
일부 주민들의 주장대로 보존가치의 극대화로 재산권과 생활권이 침해될 수 있고, 이와 정반대로 남부안권 발전의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에서 언급됐듯이 지역주민들의 의지와 역량이 세계문화유산의 출발점이자 핵심동력임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주민들의 공통된 의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사라져버린 주민설명회가 너무 아쉬울 뿐이다.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