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유점례 동진면 증산보건진료소장, 장기기증으로 새 생명 살려

   
▲ 고 유점례 동진면 증산보건진료소장의 생전 모습.
故 유점례(50·사진) 동진면 증산보건진료소장이 장기기증을 통해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영면했다.
유 씨는 지난 14일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진 뒤 부안읍 성모병원에서 전북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응급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깨어나지 못했다. 결국, 지난 22일 의료진은 유씨에게 뇌사진단을 내렸다.
가족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지만 고인의 평소 간직했던 뜻에 따라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전북대 병원은 곧바로 고인의 간장과 신장 1개에 대한 이식수술을 했고, 폐와 신장은 서울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는 다른 환자 2명에게 전달됐다. 장기기증과 함께 뼈, 피부 등 인체조직도 기증됐다. 고인은 평소에 본인이 뇌사 상태에 빠졌을 경우 장기기증과 조직까지 모두 기증하고 싶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증산보건진료진료소 재직 당시 진료소를 어르신들께 동네 사랑방처럼 편하게 왕래 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독거노인 목욕사업을 추진하는 등 지역어르신들을 위해 애를 많이 썼다고 한다. 지난 해에는 귀농한 A씨가 급성심근경색으로 방문했을 당시 대학병원으로 신속하게 후송조치한 뒤 응급수술을 가능하게 해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도 했다.
이렇듯 고인의 이웃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 따뜻한 성품은 지역주민들에게 잘 알려져 칭송이 자자했다고 한다. 고인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을 접한 마을주민들은 깊은 시름에 잠겼다.
증산보건진료소 김성수 운영협의회장은 “참 아까운 사람을 잃었다. 주민들은 그 소식을 듣고 날벼락 맞은 줄 알았다. 눈물을 흘리는 어르신이 한 둘이 아니었다”면서 “평소에 건강해 보였는데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나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협의회장은 “한 달에 한 번씩 어르신들을 모시고 목욕도 시켜주고 마을 어르신들에게 딸과 며느리같이 정겹고 고마운 분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군 보건소관계자는 고인을 이렇게 기억했다.
“사명감을 가지고 앞장서서 일하는 분이다. 관내 11개 보건진료소 대표자로서 역할에 충실했던 것은 물론 동진면 16개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어르신들을 위하는 마음은 각별했다”
한편 故 유점례 소장은 1962년 익산 출생으로 1983년 전북의대부속 간호전문대학을 졸업(전북대 간호대학의 전신)하고, 1984년 동진면 증산 보건진료소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지난 2001년 국민보건향상 유공으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았고, 1996년에는 보건사업 유공, 2010년에는 보건의 날 유공으로 부안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이서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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