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을 돌아다니다 보면,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변산반도 관리사무소 이전을 위한 예산이 확보되었다는 내용이 담긴 홍보물이 길거리에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같이 사무실 이전을 알리는 홍보물만 군민들에게 보여줄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공원관리 주변지역의 주민, 더 나아가서는 부안군민들과 함께하는 공원관리 정책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시다시피 변산반도국립공원은 1988년에 우리나라에서 20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지정된 국립공원 중 가장 적은 면적을 차지한다. 하지만 부안군 전체 면적으로 보면, 상당한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주민들은 그동안 재산상의 제약과 불편을 감수해 왔다. 하지만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역주민의 생활향상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요즘 국제 사회는 공원 등 보호지역의 관리에 있어서 지역주민과 지자체, 전문가, 시민환경단체와 함께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지역주민들의 토착지식과 생태지식을 근간으로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 만들기를 권장하고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야 만이 국립공원이 잘 보전되고 지속가능하고 현명한 이용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산반도국립공원은 어떠한가. 이전 보다는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지역주민과 협력이 잘 되지 않고 있으며 다른 이해당사자들과도 협력이 원활하지 않는 실정이다.
주민과 함께하지 않는 공원관리는 결국 일부 자금력이 있는 일부 사람들과 개발을 앞세우는 지자체에 의해 국립공원은 점차 훼손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국립공원의 면적은 늘어나지 않고 계속 줄어들어 왔다. 그것은 바로 국립공원이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지역활성화에 크게 기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자긍심을 세워 주고 농수산물직거래, 민박 확대 등 마을 만들기 사업에 소홀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주민들의 편이 되지 못한 결과이다. 그리고는 대규모 호텔을 짖거나 도로를 만드는 등에는 공원을 축소해 주는 행태를 보여주기도 했고, 과거 입장료를 받겠다면서 해안도로까지 직접 만드는 일에 나서는 등 개발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제부터라도 변산반도국립공원의 보전과 관리에 있어 대대적인 전환을 위해 주민, 전문가, 시민환경단체, 부안군 행정과 함께 토론하고 협의하는 공식적인 상설 기구를 만들기를 바란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고, 우선적으로 공원 주변 마을들을 대상으로 부안군과 협력해서 지속가능한 마을만들기 사업을 전개해 주기를 바란다. 주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보전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더욱 공원관리가 잘 이루어진다. 그리고 공단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마음자세도 중요하다. 주민들을 볼 때마다 인사를 하고 친절하게 예기를 나누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먼저 지역사람들이 호의적인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변산해수욕장의 상가를 단지형으로 조성해 옮기는 사업이 곧 시작될 계획이다. 단지를 새롭게 조성하고 옮겨간 건물들의 자리를 복원하는데 있어서 지역주민과 부안군, 전문가, 공단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어떤 방식으로 복원할 것인지를 의견수렴하고 적절한 방법을 택해 시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본격적인 피서철이 되었다. 해수욕장이 앞 다투어 개장을 하고 있어 피서객들이 몰려올 것이다. 국립공원에 포함된 해수욕장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함은 당연하고, 이같은 일에 있어서 지역주민과 역할분담을 잘 해서 공원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 특히 등산로가 아닌 곳을 들어간다거나 농작물 훼손, 고성방가로 인한 주민불편 등 주민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계도에 앞장서야 할 것이며, 가급적인 마을 주민들에게 경제적인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나서야 하겠다.
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공원관리에 있어서 예전보다 많이 개선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여전히 공원관리에 있어 한계점이 노출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먼저 지역주민과 함께, 더나아가서는 전문가, 시민환경다체, 부안군 행정과 함께 신뢰를 쌓고, 소통과 협력을 통해 모범적인 국립공원 관리에 나설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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