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위원장 유화씨 ... 주민 자체 감시체계 강화

“새로운 일을 하려면 지난 잘못은 덮어둬야지.”
“주민들도 알권리가 있는데 지난 얘기도 잘못했으면 해야지.”

지난 20일 상서면 청림리 주민들이 총회를 열었다. 40억원 규모의 주민지원사업이 부실하게 운영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마을은 만신창이가 됐었다. 주민대표인 내변산발전위원장은 구속 수감돼 있고 주민지원사업과 관련해 임원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총회는 마을이 그간의 분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의견을 모으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우선 ‘잘못은 했지만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서는 덮어줘야 한다’는 주장부터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파헤쳐야 한다’는 얘기까지 다양했다. 또 위원장의 수감으로 비어 있는 내변산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다시 선출하자는 의견과 마을 이장들이 그 직책을 수행하면 된다는 의견도 서로 맞부딪혔다.

적당한 봉합 하지만 변화욕구 커

결국 논란은 적당한 봉합과 새 위원장 선출로 결론났다. 그리고 새 위원장에는 장학회장 일 을 맡아왔던 유화 씨가 선임됐다. 그는 당선과 함께 총무에 김병기 씨를 재무에 이성규 씨를 지명했다. 부위원장에는 4개 마을 이장이 지명됐다.
인적 구성만 놓고 보면 김춘식 전 위원장이 이끌었던 청림리 시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양이다. 기존 임원이었던 유화 씨와 서장백 씨가 각각 위원장과 부위원장의 역할을 맡게 됐고 위원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했던 이장들도 그대로 부위원장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그래도 당초 김춘식 전 위원장이 혼자 쥐락펴락했던 양식계는 내수면 어촌계로 이름을 바꿔 새롭게 태어났다. 상수원인 부안댐에서 어촌계를 구성한 것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특별한 권리를 주민들이 취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 어촌계장에는 노적마을 이장인 이성수 씨가 선출됐고 그는 며칠 뒤 논의를 거쳐 총무에 사자마을의 이경호 씨를, 총무에 장성수 씨를 지명했다. 이성수 어촌계장은 “김 전 위원장이 마을 주민의 공동재산인 양식계를 팔아치울 계획을 세운 일이 알려진 만큼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주민들 감시체계 강화...감사 수 늘려

특히 주민들의 자체적인 감시체계 강화는 임원진의 대폭 개편이 없더라도 청림리가 건강하게 발전하는 데 버팀목이 될 듯하다. 이는 이날 회의에서 심의위원인 이인구 씨의 발언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각 가구 조사를 통해 쓰지 않고 있는 위성 수신기를 줄인다든지, 어판장을 담보로 빌린 돈 1천450만원이 사라졌다며 조사를 의뢰한다든지 하는자체 감시체계를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공표하고 나섰다. 또 당초 두 명에 불과하던 감사를 각 마을에서 한 명씩 뽑아 4명으로 늘린 것도 기존에 일어났던 사고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한편 김춘식 전 위원장은 최근 무고와 직업안정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형을 선고받았지만 항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는 주민지원사업과 관련해 현재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계희 기자 ghh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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