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7명중 6명이 반기 .. 이사회 하면 찬성 아니면 반대 계회 쌀 인증 받는데 RPC개보수 반대해 1년 이상 걸려

지난 23일 계화농협 조합장실. 김태동(60, 계화면 창북리) 조합장은 기세원 전무와 함께 취재진을 맞았다. 12년째 연임을 하고 있는 김조합장은 이사들을 향해 “조합의 각종 사업을 감싸주고 지도해야 할 처지에 있는 이사들이 왜 흠집을 내고 다니냐”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또 “감정의 골이 너무 깊다”며 “조합장으로서 직분에 최선을 다하고 잘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정리”라고 말해 화해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계화농협의 갈등이 심한 것 같다.

한마디로 이사들이 ‘오버’하는 것이다. 조합장이 할 일이 있고 감사들이 할 일이 있다. 그런 사항들까지 모두 이사들이 하려고 한다. 지나친 과욕 아닌가. 이사들의 행위가 도덕적이고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한계를 그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조합원들에게 나를 허위의 사실로 비방한 것과 관련해 이사들을 고소한 상태다.

- 문제를 뭐라고 보나.

이사들은 이사회를 하면 100% 찬성과 100% 반대, 딱 두 가지만 한다. 이것이 문제다. 이사회는 여러 현안에 대해 심의하고 의결하는 기구인데, 이런 식이면 심의할 게 없질 않나. 이런 가운데 감정이 벌어진 것이다. 조합장이나 집행부가 내용을 설명해도 일방적으로만 생각한다. 룰을 벗어나는 건 문제라고 본다.

- 원인이 뭐였나.

심증일 뿐이지만, 선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면 단위의 좁은 바닥에서 선거니 민주주의니 하는 것이 때론 그 이면에 갈등을 만드는 측면이 있다. 말하자면 출마를 위해 서로를 부정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이사들은 지난 선거에서 반대 측에 있던 사람들이었다.

당시 상대 측 후보가 조합장 선거 후보 자격 미달로 등록을 하지 못해 무투표 당선됐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농협법에 따르면 그 후보는 조합원으로 가입한 지 5년이 안됐기 때문에 후보 자격이 없었다. 이런 이유들이 감정적으로 쌓인 것 같다.

이사들은 하물며 감사와도 갈등을 겪고 있다. 감사 역시 처음엔 내가 잘못한다고 말했던 사람이다. 하지만 여기에 들어와 1년 동안 직접 겪어 보고는 이사들이 집행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을 안 것 같다.

- 하나씩 짚어보자. 부정 선거 논란이 있다고 하던데.

대의원 선거에서 선관위가 구성되고 우리 직원이 실무적인 일을 도맡았다. 그때 투표용지에 번호를 매겼는데 누가 몇 번을 찍었는지 식별이 되게 한 것이 사단이었다. 선거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까 마트에서 마치 경품 추첨을 하듯이 만든 것이다. 이사들은 이것을 두고 내가 다음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대의원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부정행위’라고 공격했다. 하지만 그 선거는 이사들이 추천한 사람들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고 선관위에서 모든 것을 진행하고 결정했다. 또 그 용지 문제조차도 선관위의 사항이다.

그날 선거는 투표인 명부에 있는 순서대로 진행되지도 않았다. 법정에서 우리 측 변호인이 부정선거 문제를 제기했던 선거관리위원장한테 “위원장은 몇 번째 찍었냐?”고 묻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순서대로 했다면 자신의 순번을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사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 1심에서 패소했고, 오는 6월17일에 항소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다.

- 원료미를 익산 쌀로 채웠다고 하는데.

1년에 거래처에 파는 양이 있다. 계약 재배를 해서 나락을 사들이지만 그 양에 못 미쳤을 때 추가로 사 온다. 거기는 계화미보다 싸다. 저가미로 거래하는 곳이 있다. 우리가 얘기하는 쌀값 기준보다 싸게 넣어달라고 요청하는 거래처가 있다. 국내산이란 원산지 표시는 상식적인 것이다. 계화농협이 RPC 운영만 13년 차인데 그런 실무적인 걸 모를 리 있겠나. 이사들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 반(反)김태동 정서가 있는 것 같다.

생소한 얘기다. 그분들 보기엔 연임을 하니까 독주하는 걸로 보는 것 같은데, 조합장은 임원들과 심도 있는 결과를 가지고 관리하고 시행하는 일꾼이다. 권한이나 직권을 남용하는 자리는 아니다. 그러므로 인정하기 어려운 얘기다.

- 경영적 관점에서 보면 이사들 7명 중 6명이 반기를 들고 있는 것은 치명적이지 않나.

사업을 하다 보면 차질이 있고 아쉬움이 있다. 서로 보완하고 결집돼 해결해야 하는 입장인데 이사들은 감정만 격화돼 있다. 조합의 각종 사업을 감싸주고 지도해야 할 처지에 있는 임원들이 조합 내부의 부정적인 일이나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양 매도하며 유인물을 살포해, 조합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성이 떨어져 있다. 그것은 결국 사업 자체에도 문제를 미쳐 조합 경영에 엄청난 어려움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임성이 있다면 집행부의 허물이 있다 하더라도 오히려 임원들은 덮어주고 조합원들에게 우리 조합이 최고라는 신뢰성을 심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조합이 마치 엄청난 잘못을 저지른 것으로 선동해 이미지를 나쁘게 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흠집 내는 것이다. 계화 쌀의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도 이사들이 RPC 개보수를 반대해 1년 이상 걸렸다.

이렇게 어려운 때에 조합은 신용사업보다 제 값을 받아주는 경제사업 쪽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이사들 때문에) 경제사업에 제동이 걸려 전혀 투자를 못한 아쉬움이 있다.

-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한번은 ‘조합 사업은 조합 사업대로 하고 미우면 차라리 남자답게 한 대 치라’고까지 했지만 제대로 안됐다.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 화해는 틀린 것 같다. 직분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정리하려고 한다. 이사들도 ‘조합과 조합원을 위해 어떤 생활을 했는가’ 하는 자기반성의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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