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마음가짐은 꿈과 희망으로 돌아옵니다”

전북장애인종합예술제 미술부분 대상수상한 김순애씨.

“복지관 직원분들과 미술지도를 해주시는 손정국 미술학원 원장님, 활동보조 서비스 직원분들, 불편한 몸을 늘 곁에서 돌봐주시는 분들이 없었다면 좋은 결과는 없었을거에요”라며 자신을 도와주는 분들에게 감사의 말로 수상소감을 전하는 김순애(부안읍. 55세)씨.
김씨는 지난 10일 임실 관촌 사선대에서 열린 제26회 전북장애인종합예술제 미술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지 3년만에 이룬 놀라운 성과다. 이미 지난해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경력이 있고 두 번째 대회만에 대상을 수상할 만큼 그림에 대한 뛰어난 재능을 가진 김씨는 거동이 불편한 지체장애 1급이다.
평범한 삶을 살아오던 김씨는 출산 후 얻게 된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서서히 몸이 굳기 시작해 지체장애 1급에 이르게 됐다.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장애로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절망에 빠진 채 10년 넘게 집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은 긴 터널속에서 힘겹게 지내면서 가족과 친구 등 많은 걸 잃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복지관과 인연을 맺은 후 김씨는 제 3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복지관을 찾아 운동과 컴퓨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접했다. 그러면서 김씨의 인생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동안 지니고 있던 사회에 대한 두려움을 뿌리치고 자신감을 되찾았으며, 특히 3년 전 처음 접한 미술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는데 고움을 주었다.
활발한 복지관 활동을 한 결과 김씨는 지금은 잃은 것보다 얻게 된 것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특히 그림을 배우면서 밝은 모습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얻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귀뜸한다. 이러한 김씨의 밝은 모습과 긍정적인 성격은 그림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어두운 색보다는 밝은 색을 애용하는 김씨의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그림에서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라고 말할 정도이다.
“수상에 연연하지 않고 출전해서 부담은 없었지만 대상이라는 뜻밖의 결과에 많이 놀랐어요. 저보다 훨씬 잘 그리시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죠. 의아해서 제가 선정된 이유를 물어보니 그림에서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심사위원들에게 이 말을 듣고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벅차 오르더군요.”
그림을 그릴 때 손 떨림으로 선을 그을 때가 가장 힘들다는 김씨는 꽃과 나무 등 바깥 풍경을 묘사하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계절을 나타낼 수 있는 특징을 그림에 표현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인지 간혹 나들이를 가게 되면 바깥구경보다 ‘무엇을 그릴까?’라는 작품구성에 사진찍기 바쁘고, 사진에 담지 못한 풍경은 머릿속에 담기에 정신없다.
두 손이 불편하고 거동조차 힘겨운 김씨는 그림을 그릴 때 제일 행복하고 편안함을 느낀다. 작품구성에서부터 스케치 등 작품하나를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거의 한 달이 소요되기에 작업이 끝나면 녹초가 되어 버리기 일쑤다.
“그림을 그리고 나면 몸이 많이 아프고 힘들어요. 그래도 그림을 그리는 동안은 잡념도 없어지고 무엇보다 마음이 가장 편안하답니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어요.”라고 그림에 대한 애착을 드러낸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이번에 획득한 우승상금은 복지관 직원과 지도 선생님, 활동보조 서비스 직원들, 같이 그림 배우는 분들에게 감사함의 마음을 담아 따뜻한 점심식사를 대접할 예정이라고 한다.
오늘도 김씨의 일상은 분주하기만 하다. 오는 30일에 열리는 장애인 기능경진대회 준비중이며, 전국미술대회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기에 김씨의 하루는 너무나도 짧기만 하다.
“요즘처럼 바쁜 나날을 보낼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해요. 평범한 삶과 그와 다른 삶, 지금 살아가고 있는 제 3의 삶, 사람이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삶을 사는 것도 쉽지 않을 겁니다. 어떠한 삶을 살아가도 긍정적인 마인드가 무엇보다 중요해요.”라며 삶은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가장 강조한다.
많은 작품을 볼 수 있고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과 멋진 대결을 할 수 있는 전국대회 출전이 가장 설레인다는 김순애씨.
김씨의 그림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마음이 전북을 넘어 전국에 널리 전해질 수 있기를 응원한다.
정동준 기자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