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과 평양에는 지금 약 500명의 외신기자들이 몰려와 진을 쳤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도 한반도가 위기상황에 빠져 있다고 지적하며 관련국들이 냉철한 판단으로 자제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5일 쿠바의 전 대통령 카스트로는 한반도가 심각한 핵전쟁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하며 만약 핵전쟁이 일어나면 남북의 국민들은 참혹하게 도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7일에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잇속을 위해 아시아와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다음날인 8일에는 러시아의 푸틴 수상이 한반도에 혹시라도 무슨 일이 벌어지면 체르노빌 참사는 아이들 동화 같은 정도로 보일 것이라며 관련 당사국들에게 협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한반도는 지금 전쟁 일보 직전 긴박한 상황이다.
아니다. 불행하게도 한반도는 이미 전쟁 중이다. 총탄과 미사일이 터지지 않았을 뿐이지 외교와 경제는 지금 한창 전쟁 중이다. 개성공단이 잠정폐쇄됐고 북의 미사일은 발사대기 상태다. 지난 7일 북한의 김영철 군 정찰국장은 평양주재 외교관들을 불러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며 철수할 것을 권고했다. 지난달 한국과 미국은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북한을 대상으로 무력시위를 벌였다. 핵무기를 장착한 잠수함과 폭격기 들이 한반도 일대를 돌아다니며 북한을 자극하고 위협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북한이 도발한다면 평양의 수뇌부를 타격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휴전 후 60년 세월동안 한반도는 냉전을 거쳐 다시 열전의 문턱에 서있는 형국이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10년 동안 일궈온 남북화해가 새누리당이 집권한 후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한국전쟁 이후 열전, 냉전, 화해를 거쳐 다시 전쟁상태가 돼버렸다. 만약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 삼천리금수강산은 폐허가 될 것이며 우리 한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비참한 민족으로 전락할 것이다. 핵전쟁이 아니라 해도 지금과 같은 긴장상태가 더 지속된다면 남북을 막론하고 경제적 타격은 불 보듯 뻔하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이러한 한반도의 긴장상황을 만들었나? 한반도의 전쟁으로 누가 이익을 보나? 곰곰이 따져볼 일이다. 반대로 누가 가장 손해를 볼 것인가도 또한 냉정하게 곱씹어야 한다. 중국의 고사성어에서 오늘의 교훈을 끌어내보자. 새 한 마리가 큰 조개의 속살을 물었다. 조개는 깜작 놀라 새의 머리를 단단한 껍질로 물었다. 지나가던 어부가 그 조개와 새를 잡아 배부르게 먹었다. 어부지리(漁父之利)다. 남과 북이 싸우면 주변 강대국들에게 둘 다 잡아먹힌다. 그 어부가 미국일지 중국일지 아니면 일본일지 모르겠으나 남한이 가장 큰 손해를 볼 것임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서로 싸울 때는 싸울지라도 함께 망하는 싸움은 피해야 할 것 아닌가. 손자병법에 나오는 오월동주(吳越同舟)란 말이 생각난다.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은 서로 미워한다. 그들이 같은 배를 타고 가다가 폭풍을 만나게 되면 서로 돕기를 좌우의 손이 함께 협력하듯이 한다.’ 강 한가운데에서 폭풍을 만나 배가 뒤집힐 상황에서는 원수끼리도 힘을 합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말이다.

치킨게임은 말 그대로 닭들이나 하는 짓이다.
우리 국민은 닭대가리가 아니다. 누가 전쟁을 원하고 누가 전쟁으로 이익을 보는지 알고 있다. 우리 민초들은 새나 조개도 아니다. 서로 싸워서 함께 망하는 꼴을 원치 않는다. 남쪽에서는 라면 사재기 없단다. 북쪽사람들은 꽃 심기에 바쁘단다. 남북의 민중들은 긴장감이 없는데 외국 사람들은 한반도에 곧 전쟁이 날 것처럼 호들갑이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격이다. 미국과 북한의 싸움에 부디 현 새누리당 정부는 친구가 장에 간다니 똥지게 지고 따라가는 짓 말고 당장 한반도 긴장완화에 나서라. 안보불감증 탓만 하고 있기에는 현 상황이 너무 수상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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