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건설 문제 등 현안 문제 산적 "의혹만 제기 하지 않고 대안도 제시"

변산주민자치연합이 지난 11일 출범했다. 회비를 낸 정회원만 230명을 넘어섰다. 그런데 처음부터 시련이다. 해묵은 골칫거리인 골프장 문제가 제기된 것.

주민자치연합 최기철 대표는 ‘왜 지금 골프장 문제인가’에 주목한다. 갑자기 지역혁신위원회 3명, 개발위원장 3명, 이장단 7명 등 22명의 골프장 추진위원회라는 것을, 추천된 위원들도 모르게 구성한 것이 미심쩍다. 게다가 과거 골프장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주민들이 분열됐던 것을 보면 “분명하게 주민자치연합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주민자치연합의 처음 사업은 골프장 견학 반대부터 시작됐다. 격포~하서간 도로문제, 궁항 주차장 문제 등 수없는 현안들이 쌓여 있는데, 갑자기 튀어나온 문제에 골치를 앓고 있다. 그리고 막 구성된 대의원대회의 첫 결정은 ‘1년간 결정 유보’였다.

찬반이 팽팽한 가운데 이 틈을 비집고 들어오려는 군수의 노림수가 뻔한데 휘말릴 이유가 없다는 이유다. 역사상 처음이라는 변산의 통합된 시민단체를 이끌어가는 여정이 최기철 대표에게 벌써부터 험난하게 시작된 것이다.

느닷없이 맡았다

그는 세 달여의 준비위원회 기간을 열심히 보냈다. 옛날부터 선후배들의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고 정치적으로든 이를 이용했었다. 그래서 변산면이 이렇게 같은 목소리를 내는 조직으로 태어나는 데에는 산고가 따랐을 것이다.

그리고 출범식 당일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하겠다는 뜻으로 치렀던 경선에서 그는 “느닷없이” 대표에 당선됐다. 다들 꺼려하는 자리를 덥썩 물었단다. “저도 선배님들이 대표직을 맡고 그 밑에서 일을 맡았으면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네요. 그냥 젊은 놈이 한번 패기 있게 해보자, 경찰이나 행정에 기대지 말고 꿋꿋하게 해보자 하고 마음 먹었습니다.”

어쨌든 변산과 격포가 처음으로 합쳐졌고 이렇게 거대하게 만들어진 것도 처음이고, 젊은 세대가 벽을 허물었다는 데 의미를 두기로 했다. 현안은 그 다음으로 생각했다.

문제 제대로 제기하자

그렇게 생각했을지라도 현실은 바쁘게 돌아간다. 16일 대의원대회를 갖고 임원 인준을 받았다. 대의원회의는 한 달에 한 번 하고 임원회의는 두세 번 하기로 일정도 정했다. 그리고는 인준을 받은 임원들에게 과제를 줬다. “각 국마다 사업계획을 마련해라, 제대로 안하면 선배라도 가만히 안 두겠다”고 했다고 한다. 반 협박이다. 어떤 게 제대로일까.

최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대안이다. “의혹만 제기하지 말고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국장들에게도 철두철미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주민들에게 인정을 못 받습니다. 적어도 대안이 없다면 문제를 푸는 방법이라도 만들어라고 했습니다.” 그는 농번기가 지나면 임원이나 대의원을 대상으로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교육을 받게 할 계획이다.

반핵, 전환점

40세. 변산에서 태어나고 자라 기반을 잡았다. 핵폐기장 유치 반대운동을 하기 전에는 생활축구회 회장도 하고 선배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그저 활동적인 청년이었다. 부안항쟁을 거치면서 ‘지역 주민을 위해서 무엇을 했던가’를 생각하고 말로만 민주주의가 아닌 온몸으로 싸웠다는 최대표. 그리고 이런 기운을 그냥 놓아둬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주민들의 삶도 개선하고 의사를 반영시키는 게 자치라고 설명하고 다녔다. 기왕에 선거 때는 군의원 입후보자를 데려다 토론회도 열 작정이다. 우리가 직접 들어보고 점검해서 뽑는 것 자체는 좋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여성국이 특별하다고 물었다. “핵폐기장 유치 반대싸움에서 여성이 없었다면 이렇게 됐을까 의문입니다. 아줌마의 힘은 정말로 강했어요. 그걸 못 느꼈다면 부안 남자가 아니죠. 대책위를 계승한다고 했으면 여성의 권익을 높일 수 있는 국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변산 주민자치연합은 잔치를 열 계획이다. 그동안 고생했다고 인사도 하고 이렇게 변산과 격포가 하나로 만났다고, 지지해달라고 할 작정이다. 그리고 최대표는 고대한다. “다른 면에도 주민자치연합 같은 조직이 빨리 좀 나왔으면 좋겠어요. 선의의 경쟁도 하고 같이 움직이기도 하면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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