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신시도선착장이 있는데 왜 가력항인가

군산 비안도 주민들의 해상교통문제를 놓고 부안과 군산의 대립과 갈등이 조금씩 고조되고 있다.
450여명의 비안도 주민들은 10여년전부터 여객선 운항이 중단돼 해상교통수단을 상실했다며 가력항으로의 도선운항을 촉구하고 있고, 부안어민들은 가력항이 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으로 어항을 상실한 부안어민들을 위해 만들어진 대체어항이므로 다른 목적이나 용도로 사용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언뜻 보면 군산은 해상교통의 수단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고, 부안은 어민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안도주민들의 입장에서는 가력항 외에도 도선운항을 하기에 오히려 제반여건이 양호한 군산쪽의 신시도 선착장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신시도 선착장은 새만금의 관문으로 주말이면 전국에서 1천여 명이 넘는 외지인이 방문하는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당연히 비안도주민들을 위한 첫 번째 도선운항장소로 손꼽힐 수 있는 곳인데도 이들은 해상운항 시간 등을 이유로 부안쪽의 대체어항인 가력선착장만을 고집하고 있다.
더군다나 가력선착장은 항내가 협소해 인명피해의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어 비안도주민들의 의도를 더욱 의심하게 한다.
이는 결국 섬지역 주민들의 ‘교통불편 해소’가 아니라 새만금 관광명소로 부상한 가력선착장을 선점하여 ‘새만금행정구역 획정에 유리한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비난을 사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이 증폭되고 있는 부안과 군산의 대립과 갈등은 새만금사업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군산은 새만금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입지확보만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새만금지역 해상경계구역설정과 새만금권 행정구역통폐합이다.
해상경계구역설정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으로 최종판결이 이루어질 때가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새만금권 행정구역통폐합은 부안과 김제의 반대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속에서 군산은 ‘군산의 새만금’이라는 이름을 쉽게 사용하며 마치 새만금사업에서 부안과 김제가 배제되고 군산이 모든 이익을 독점하려는 의지를 노골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의지가 최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력선창장 점사용승인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정치권과 정부, 전북도가 사태해결을 위해 전혀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에서는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대승적인 해법은 제쳐두고 민간인들의 갈등을 부추기며 자신들의 인기영합에만 급급한 행보를 보이고 있고, 정부도 군산과 부안의 타협만을 요구할 뿐 스스로 중재에 나설 의지가 전혀 없다.
전북도가 어쩔 수 없이 중재에 나서고 있지만 권한과 힘이 없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예산부족으로 새만금사업이 터덕거리는 상황까지 고려할 때 결국 새만금사업의 최대 피해가 지역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더욱 착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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