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디젤 유채곳으로 에너지를 경작하다

유정우 (주)가야에너지(옛 신한에너지) 대표이사가 프랑스 국립과학원 연구교수 자리를 박차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지난 2002년이다. “바이오디젤 사업을 한국에서 꼭 해야 할 것 같아서 왔다”고 한다. 사명감이 그를 다시 불렀다는 얘기다.

그가 이룬 첫 작품도 세계 최초라는 ‘단일단계 연속식 바이오디젤 생산공정’이다. 거대한 유기체처럼 생산공정이 결합돼 있는 선진 기술이다. 당장 1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춰 이 분야에서 세계 3위의 지위를 갖게 됐다. 교토협약 등으로 재생가능에너지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정부로서는 단비였을 듯하다.

업체의 대표이사이자 이 회사 연구소장인 유정우 사장으로부터 바이오디젤 산업 현황과 최근의 이슈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는 “외국에서는 농민이나 정부에서 먼저 나섰는데 우리나라는 (특이하게) 산업 쪽에서 시작했다”며 “하지만 농민들이 지지하고 후원해야 대기업의 압력을 뚫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유사장은 “바이오디젤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산업”이라며 “농민들에게도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농민들이 대규모로 유채를 생산할 경우 이를 전량 수매할 계획이라고 밝혀 기업과 농민이 협력하는 최초의 사례가 등장할지 주목된다. 그는 정부의 보조가 필수라면서도 경유 값이 휘발유의 85%로 인상될 경우 유채 기름 1kg 당 700원으로 수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재 에너지 산업에서 바이오디젤의 수준은.

바이오디젤이라는 것은 석유화학 연료라든지, 플라스틱 등의 제품을 농민들이 생산한 원료로 해서 대체를 해보자는 움직임에서 시작된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농민 생활의 질 향상, 환경친화적 제품 개발이라는 두 쪽을 모두 만족하는 산업이다. 절실한 시대 요청이 아닌가 한다. 해외에서는 농민들이라든지 정부 쪽에서 먼저 시작했는데 우리나라는 기업 쪽에서 시작해서 확산을 시키고 있다.

먼저 산업 적용은 95% 이상 성공했다. 다음으로 환경부, 산자부 등 정부와 논의하고 설득해 에너지 보급체계를 마련하는 일이 남아 있다. 기술적인 부분은 성공했고 보급체계를 통해 만들어 팔아야 하는데 정부가 100만톤 이상의 경유를 대체하겠다고 의지를 밝힌 것을 보면 거의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생산자와 농민이 윈-윈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농촌은 경제성이 없다는 마인드를 바꾸어야 한다. 경제성이 없다면 경제성을 찾아주는 것이 농촌정책의 핵심이다. 더 이상 식용으로 농민들의 이익을 창출할 수 없다. 대량 수요처인 공업을 활용해야 한다. 유럽 같은 경우 바이오디젤로 돌파구를 찾았다. 정부가 공언한 대로 100만톤의 경유가 대체된다면 1조원의 시장이 생기게 된다. 똑똑한 몇 사람이 비닐하우스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고 다수의 사람들이 이를 통해 수익을 얻어야 한다. 전체적으로 참여하고 성공하면 이 사업은 석유의 역사보다 오래갈 수 있다.

-원료유 확보 문제 등 농민들과 연계해서 문제를 풀려고 하는 듯한데.

회사는 힘이 없다. 농민들이 뒤에 있으면 큰 힘이 된다. 유럽에서 바이오디젤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정유회사가 꼼짝을 못하기 때문이다. 농민들이 생산한 제품을 대기업에서 못 쓰게 방해를 한다는 생각은 할 수조차 없다. 프랑스 같은 경우는 제일 큰 바이오디젤 회사가 농민회사이다. 유채, 해바라기를 생산하는 농민 5천명이 자본을 반 정도 대고 나머지 30%는 정부가, 20%는 개인이 투자했다. 우리나라도 농민들이 정부에 요구를 해야 한다. 그래야 정부 입장에서도 일하기 쉽다.

-농민들이 유채를 심었을 때 실질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가.

최근 농림부에 경유가격이 휘발유의 85% 정도 되면 우리가 유채기름을 기준으로 kg당 700원을 줄 수 있다고 말한 적 있다. 현실화되려면 3년 이상 있어야 한다. 그 정도 가격이면 무제한으로 수매할 수 있다. 농민들이 보리 재배 때 요구하는 기준과 비교했을 때 10a 당 18만원가량 부족하다. 모자라는 부분은 정부에서 보존해줘야 한다.

-경제적인 부분으로 볼 때 전망은.

농림부에서 올해부터 연구자금을 투자한다. 생력화 기술과 기계 연구를 통해 어떻게 파종하고 수확할 것인지 개발을 시작한다. 목표가 3년이다. 3년이 지나면 지금처럼 씨앗 개발부터 시작해서 생산량 증대사업 등 사업을 확대할 공산이 높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지금 농민들이 강력하게 요구를 한다든지 하면 정부 입장에서 부담감 없이 일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시범고시 기간 동안 바이오디젤 20%에 경유 80%가 섞인 BD20이 채택돼 있다. 전국으로 확대되면 경유사 입장에서는 500만톤의 공급권을 잃어버리는 셈이다. 5조원 시장이다. 그것을 알고 경유사가 BD5를 주장하고 있다. 현대 자동차를 앞세워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제기를 하기도 한다. 대기업의 시장방어 논리이다. 이런 면에서도 후원자가 필요하다.

한계희 기자 ghhan@

저작권자 © 부안독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