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화칼슘으로 차량부식과 도로훼손, 환경오염 등 피해우려

▲ 잦은 눈과 제설용의 염화칼슘의 영향으로 아스팔트가 깨지고 구멍이 생기는 '포트홀(Pot Hole)'로 인해 차량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 임시로 응급보수한 도로

올 겨울 들어 많은 눈이 내리면서 제설용으로 사용되는 염화칼슘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염화칼슘은 가장 효과적인 제설 방안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차량부식, 도로훼손, 환경오염 등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부안군에 따르면 이번 겨울에 총 15회에 걸쳐 제설작업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사용한 제설용 염화칼슘은 250t에 달한다. 군은 염화칼슘을 물에 희석해 도로에 살포하고 그 위에 소금을 뿌리는 방법으로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상서 우슬재 등 상습 결빙지역은 모래로 대신한다.
제설용 염화칼슘의 사용으로 차량 운전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염화칼슘으로 인한 차량부식이다. 염화칼슘은 차량에 작은 흠집이라도 있으면 그 곳에 침투해 철판의 부식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발이나 옷에 묻어 차량 안으로 들어온 염화칼슘은 건조되면서 미세한 먼지로 바뀌어 차량 내부에 남게 된다. 이것은 운전자나 탑승자의 호흡기로 들어가 호흡기질환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된다.
제설작용의 부작용은 이뿐만이 아니다. 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도로면에 움푹 파인 구멍이나 웅덩이를 ‘포트홀(pot hole)’이라 한다. 겨울철에 많이 생기는 이 포트홀은 물이나 염화칼슘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자들은 이 포트홀을 피하기 위해 운전대를 갑자기 틀거나 차선을 무리하게 변경하는 등 아찔한 상황을 맞기도 한다. 특히 야간에는 포트홀이 잘 보이지 않아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
이에 군 관계자는 “관내 주요도로에 포트홀로 추정되는 움푹 패인 구멍과 웅덩이를 파악에 나섰으며 도로 보수도 함께 진행중에 있다”고 밝혔다.
도로 주변에 심어 있는 가로수와 시설물, 하천 등도 염화칼슘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제설차량에서 살포되는 염화칼슘은 도로는 물론 가로수 토양까지 날아 가 토양에 흡수되곤 한다. 염화칼슘은 가로수가 양분과 수분을 흡수하기 어렵게 만들어 황화, 수세약화, 병충해 저항력 저하 등을 발생시킨다. 또 도로 옆에 설치된 도로 표지판, 난간 등에도 염화칼슘이 묻으면서 부식이 빨라지게 된다. 하천으로 흘러 들어간 염화칼슘은 하천의 염소와 칼슘 농도를 높여 미생물의 활성을 떨어뜨리는 등 수질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피해사항들은 부안군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이다. 부안군은 염화칼슘의 문제점을 알고 있으나 이를 대신할 마땅한 제설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제설작업을 안하면 통행문제와 사고우려가 불 보듯 뻔하고 제설작업을 하면 차량부식과 도로훼손 등의 문제가 있어 효과적인 제설작업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경제협력기구(OECD)는 염화칼슘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환경단체도 염화칼슘 대신 옥수수에서 추출한 ‘친환경 제설제’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 제설제는 염화칼슘보다 효과, 가격 등에서 효율성이 떨어져 사용을 꺼리고 있다.
부안군 건설도시과 관계자는 “친환경 제설제가 염화칼슘에 비해 2배 이상 비싸며 현재 염화칼슘보다 제설 효과와 성능이 현저히 뛰어나는지는 모른다”고 전했다.
제설제인 염화칼슘과 소금을 대량 살포할 경우 토양 산성화에 의한 가로수 고사, 수질오염, 도로부실·파손 유발, 차량 및 철재교량 부식에 의한 수명단축, 호흡기질환 유발 등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커 성능과 효과가 우수한 친환경 제설방안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정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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