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2012년을 돌아보며

세밑이다.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을 바라보는 시간도 이제는 단 하루뿐이다.
어떤 의미에서 2012년 새벽을 열면서 가졌던 기대감과 희망은 지금 이순간 지켜지지 못한 ‘부도어음’의 의미로 남고 말았다.
그것이 자신과의 약속이든, 타인과 관련이 돼 있든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세밑을 맞아 돌아보는 시간들은 그렇게 아쉬움과 허탈함으로 마음을 도배질한다.
지난 1년 동안 부안에는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무더웠던 여름까지 투쟁의 열기가 식지 않았던 농어촌버스폐업사태가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른다.
노동자의 생존권이 하루아침에 송두리째 사라져 버리는 현실의 비정함과 부조리는 지방자치시대 부안군 행정의 존재이유를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초가을 몰아 닥친 두 번의 태풍은 자연의 광기에 얼마나 인간이 무력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백수피해를 당한 농민들의 망연자실은 엄청난 자연재해에도 보상대책하나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과 무관심에 분노로 돌변하고 말았다.
지난 2004년 방폐장 사태 당시 부안의 아픔을 치료하기는 커녕 더욱 자극하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정부가 한국원자력연구소에 수백억원의 돈을 주면서 용역을 맡긴 고준위방폐장 후보지선정 작업결과 부안이 후보지에 포함된 사건이었다.
군민들은 잊혀져 가는 과거의 갈등과 아픔을 떠 올리며 분개하였고 대 정부 규탄과 항의로 이어졌다.
새만금권 행정구역통폐합도 부안과 군산, 김제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일이었다.
부안의 사회단체들은 즉각 반대성명을 내고 통합불가 입장을 밝혔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입장표현을 지금도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위에서 열거한 부정적인 일과 사건들과는 다른 훈훈한 미담과 좋은 일도 적지 않았다.
부안여고 선플누리단의 수상소식과 부안여고 이화영 학생의 심청효행 대상 특별상 수상, 우동리 당산제의 전북문화예술제 최우수상 수상, 부안남초등학교의 자율학교선정 등은 부안군민들에게 자부와 긍지를 갖게 하는 낭보라 아니 할 수 없다.
이렇듯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사건들 처럼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갖는 느낌은 항상 밝음과 어두음이 교차한다.
다만 과거없이 현재가 없고 현재 없이 미래가 있을 수 없듯이, 지난 1년을 교훈삼아 내년에는 부안군민 모두가 웃는 행복한 지역공동체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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