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11월 3일 오전10시30분,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서울시청 광장까지 500여명이 넘게 대행진을 펼친 ‘2012년 생명평화대행진’의 마무리 행사에 나녀왔다. 이 대행진은 10월 5일, 제주 강정마을에서 출발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생명과 평화의 대행진을 이어온 것이다. 대행진단은 쌍용의 노동자, 강정의 주민, 용산의 철거민, 핵발전소의 주민, 그 밖의 모든 곳에서 부당하게 빼앗기고 쫓겨나고, 차별당하고 외면당하는 민중들을 만났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 재개발과 해군기지건설, 4대강 사업, 핵발전과 송전탑 건설로 인해 ‘쫓겨나고 내몰리는 사람들’과 ‘파괴되는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 나선 사람들과 하나가 되었다.
다시말해 제주 강정에서 평화와 자연을 지키기 위해, 평택 쌍용자동차에서 정리해고라는 사회적 살인에 맞서기 위해, 차별과 빈곤, 양극화의 뿌리가 된 비정규직의 문제에 마음을 같이 했다. 또한 용산을 비롯한 전국의 철거현장에서 토목 건축자본의 개발폭력에 맞서 자유롭고 인간답게 거주할 수 있는 권리를 확 보하는 활동에 동참했다. 강의 흐름을 막고 파괴하여 강에 서식하는 모든 생명을 말살하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하였다. 핵발전소와 핵폐기장, 송전탑에 반대하여 삼척, 고리, 밀양을 찾기도 했다. 강원도에서 자연과 생명을 파괴하는 골프장반대 투쟁에도 동참했다. 골목상권 마져 잠식하는 재벌의 불공정거래에 대해 비판을 가 하기도 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사회에 만연한 공동체 위기, 민주주의와 정의의 위기, 인간존엄의 위기가 얼마나 우리의 삶과 정신을 황폐화 시키는 지도 확인했다.
지금은 소위 대선국면이다. 대통령 선거는 단순히 이 나라의 지도자를 뽑는 일회적 이벤트가 아니다. 대선은 우리 모두가 만드는 민주주의적 사건이다. 대선에서 우리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거 있는 고통과 파괴, 그것에 맞선 싸움을 대대적으로 공론화 해야 한다. 또한 정치권은 우리의 행동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합당하고 정당한 해법을 제출해야 한다.
11월 3일, 오후7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함께 살자! 모두가 하늘이다’라고 선언문을 선포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민주주의, 기본권, 자유, 행동, 평화, 공동체, 환경, 노동, 아동․청소년, 복지, 경제 등 여러 가지 부분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의 꿈과 희망이 실현되는 세상이 올 때까지 연대의 바탕을 다지고 그 범위를 넓혀 갈 것이며 다양한 장소와 현장에서 직접행동을 이어갈 것임을 선언했다. 요구 사항으로는 정리해고 철회, 비정규직 철폐, 제주해군기지 건설 백지화, 용산참사 진상규명하고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노후 핵발전소 폐기하고 탈핵 한반도 선언, 4대강 사업의 진상을 규명하고 생태를 복원, 강원도 골프장 건설 중지, 농업 포기정책을 농업증진 정책으로 전환, 중소상인 생존권을 보장하고 골목상권 보호, 장애인․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완전히 보장하는 것 등 이었다.
한편 행동원칙은 먼저,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흩어지지 않고 완강하게 싸운다. 둘째, 투쟁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 광범하게 모아내어 우리의 힘을 강화한다. 셋째, 현장의 고통을 외면하는 거꾸로 선 정치를 바로 세운다. 넷째, 다양한 주장과 의견의 차이를 존중한다. 다섯째, 국가폭력, 자본의 폭력에 피해를 당하는 시민, 민중들과 적극적으로 연대한다 등이다.
더욱이 행동계획으로는 첫째, 서울에서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거점투쟁을 전개한다. 둘째, 대선주자들에게 우리의 요구를 전달하고, 그들의 답변을 요구한다. 셋째, 대선 이후에도 쫓겨나고 내몰리는 사람들의 단결과 연대를 위해 우리의 네트워크를 확대해 간다. 넷째,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내기 위해 진행해 온 두차례의 집회를 행진 이후에도 이어 간다 등이다.
비록 2012년 생명평화대행진은 끝났지만, 선언문에서 밝힌 내용들이 해결될 때까지 우리 모두 동참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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