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곰소만 전체 갯벌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을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해 왔다. 그런데 최근 공든탑이 무너지려 하고 있다. 부창대교 건설계획 때문이다. 먼저 언급할 것은 곰소만의 갯벌이 수로를 경계로 부안군과 고창군으로 행정구역이 나누어져 있다. 행정구역으로만 나누어져 있을 뿐, 하나의 곰소만을 형성하면서 갯벌과 조하대(간조선으로부터 수심 -6m의 범위)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단일 생태권이다. 어느 한 지역만 보전하고 현명하게 이용한다고 해서 보전되지 않는다. 지자체와 연안의 주민들이 서로 협력해서 보전하고 현명하게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지역주민의 동의와 행정, 그리고 전문가 등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인해 정부가 곰소만의 일부 갯벌을 2006년과 2007년에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하고, 2010년에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로 인정을 받아 람사르습지로 등록되었다. 이것만 해도 국내적 국제적으로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은 것이다. 여기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하려는 것은 더욱 더 국제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더욱 잘 보전하고 현명하게 이용해 보자는 것이다. 더욱이 국제적인 인지도가 더욱 높아지고, 국민적인 관심도도 더욱 높아져서 생태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는 것은 쉬운 일도 아니지만, 등록이 되면 다른 나라의 세계유산 등록지역들과 네트워크화 되고, 정보교환과 상호교류가 더욱 활발해져 인지도가 더욱 높아진다.
갯벌은 이미 세계적으로 잘 보전되고, 그 가치와 연구성과를 인정받고 있는 와덴해가 이미 2009년에 등록되었다. 이 와덴해는 독일, 네델란드, 덴마크 등 3개국이 연안을 따라 펼쳐진 갯벌과 바다를 말한다. 30여년이 넘는 철저한 보전과 현명한 이용, 그리고 끊임없는 연구성과를 통해 보전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더욱이 언어와 문화가 서로 다른 이들 3개국 정부가 서로 협정을 맺어서 재정분담을 통해 공동 사무국을 만들고, 정보공유와 공동 보전노력을 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 국내 NGO와 민간 전문가, 지역주민들도 주체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와덴해 사례는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범사례 중의 하나이다. 와덴해는 보전과 관리에 있어 체계적일 뿐만이 아니라, 다시 갯벌로 되돌리는 복원사업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지역주민이 실질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생태관광사업을 통해 실질적으로 경제적 이득이 지역주민에게 돌아가고, 지역주민이 갯벌보전의 주체가 되고 있다. 그 결과가 다시 갯벌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곳은 보전을 통해 매년 수 조원의 수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곳 와덴해도 2009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면서 생태관광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제한된 인원을 받아들이는 관광객 수요관리 정책을 펼침에도 불구하고, 생태관광을 통한 수익은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곰소만 전체 갯벌과 바다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하는 것은 중요하다. 세계유산으로 등록이 된다 하더라도 어민들의 생업인 어업을 하는 것은 별로 지장을 받지 않는다. 세계유산이 된다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으로 탁월한 유일무이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받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의 제 1순위는 단연코 수많은 섬을 둘러싸고 갯벌이 형성된 전남 신안과 무안의 ‘섬 갯벌’이다. 이미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와덴해와 차별성을 띠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이루어져 자연성과 완전성을 갖고 있다. 거기에 지역주민들이 간직한 해양문화의 다양성도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가능성이 높은 이곳에 곰소만 전체의 갯벌도 같이 신청하는 것이 등록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계유산 등록 신청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부창대교 건설계획’이다. 이 다리는 부안의 모항 근처에서 고창의 동호지역까지 연결하는 7km짜리의 거대한 다리로서, 건설예산이 무려 7천억원이 넘을 예정이다. 이 다리는 10여년 전부터 국회의원 선거와 전북도지사 선거때 마다 공약으로 제시되다가, 올해 전라북도가 타당성 검토 용역을 준 상태다. 이 다리가 게획대로 건설된다면, 절대로 세계유산으로 등록될 수가 없다. 또한 다리가 연결되는 지역을 제외한 내만의 여러 지역들은 관광객이 감소되어 침체를 면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더욱이 다리 공사 중이나 완공 이후에도 경관파괴와 새들의 이동에 악영향을 줄 것은 뻔하다. 또한 어폐류의 감소로 이어져 어민들의 어업소득도 감소될 것이다.
따라서 이제라도 곰소만의 바깥지역을 연결하는 부창대교 건설계획을 철회하고, 곰소만 전체 갯벌과 바다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을 위해 전라북도와 부안군, 고창군의 행정과 정치인들의 나서겠다는 정치적인 약속을 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습지보전지역 지정과 람사르 습지 등록 취지에 맞게 갯벌과 연안의 보전, 그리고 현명한 이용을 위해 적극 나설 것도 촉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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