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안남초외발동아리회원들과 담당교사인 구형모 선생님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여학생들도 쉽게 다루는 기린외발자전거를 아시나요

지난 19일 수업이 끝나가는 오후 2시경. 부안남초등학교 강당에는 학생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잠시후 바퀴가 하나인 외발자전거를 강당 한쪽 구석에서 가져왔다.
높이가 그리 크지 않은 일반 외발자전거와 함께 1미터가 훌쩍 넘는 높이의 외발자전거도 두 대가 있었다.
학생들은 이를 ‘기린외발자전거’라고 불렀다.
마치 기린과 같이 목이 길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처럼 위험해 보이는 기린외발자전거를 11살의 어린 소녀학생들이 거침없이 타고 질주한다는 것이다.
부안남초 박경은 학생(여. 4학년)은 “외발자전거를 탄 지가 1년정도 됐는데 두려움은 전혀없고 재밌기만하다”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에 두시간정도 연습을 하고 있고 키가 높은 기린외발자전거를 타고 있지만 한번도 넘어진 적이 없다”며 활짝 웃는다.
이와 같은 외발자전거 동아리를 부안남초가 탄생시킨 것은 2년전인 지난 2010년.
당시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시골학생들이 외발자전거를 타고 즐기는 모습을 시청하던 부안남초 구형모 교사가 외발자전거동아리를 만들기로 결심하면서 부터다.
구형모 교사는 즉각 외발자전거 동아리의 필요성과 기대효과 등을 박성곤 교장선생님과 협의하였고 박성곤 교장은 교사 및 학부모, 학생 등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도내 처음으로 외발자전거동아리를 출범시켰다.

전국대회 우승후 각종 행사에 초청쇄도

이렇게 시작된 부안남초 외발자전거 동아리는 부안군을 넘어 전북도에서도 널리 알게 되었고, 부안군 청소년 예술경연대회와 학생예능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나아가 제 8회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 공연동아리부분에서 우수상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전국대회 우수상 수상은 박성곤 교장과 구형모 담당교사 등 교사들의 하고자하는 의지와 동아리회원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3~4학년이 대부분인 외발동아리회원들은 특별한 지도없이도 이제는 스스로 기술을 터득하고 연습할 정도다.
담당교사의 별다른 지시가 없어도 자율적으로 모여서 연습하고 외발자전거타기를 즐기는 모습이다.
실력이 나날이 좋아지면서 요즘은 각종 행사에 초청이 되어 멋지게 외발자전거 공연을 선보이는 재미에 푹 빠져 있기도 하다.
이렇듯 부안남초등학교의 외발자전거 동아리가 학생들의 인기를 얻으면서 급성장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외발자전거동아리활동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됐다는 점이다.
과거에 자신감이 부족하고 패배의식에 사로잡혔던 아이들도 외발자전거를 타면서 지금은 긍정적인 의식을 가진 학생들로 모두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외발자전거타기가 두뇌회전을 도와 학습능력 향상에도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형모 교사는 “두발자전거를 못타는 학생들도 외발자전거를 쉽게 타는 것을 발견하고 있다”며 “외발자전거타기는 좌우뇌를 자극하여 두뇌발달을 돕고, 밝은 성격을 갖는 효과까지 있다”고 말했다.

▲ 두 학생이 서로 손을 잡고 기린외발자전거를 타는 훈련을 하고 있다

외발자전거 동아리는 학생들의 친한 벗이자 행복한 선물

현재 부안남초의 외발자전거동아리는 전교생 63명중 절반이 넘는 38명의 학생이 활동하고 있다.
동아리회원들은 일주일에 최소 두 번(화, 금요일) 2시간씩 4시간을 투자하여 외발자전거 기술을 익히고 있다.
부안남초의 외발자전거동아리는 다음 달 16일 열리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주최하는 제 2회 대한민국 창의체험페스티벌에 참여할 예정이다.
전국에서 초등학교팀 20개가 뽑혀 경쟁을 벌이는데 이를 위해 오는 25일 MBC방송국에서 부안남초 외발자전거동아리를 취재하기로 일정이 잡힌 상태다.
하지만 이미 부안남초 외발자전거동아리회원들의 모습에서는 당장이라도 우승컵을 안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난다.
이렇듯 이미 학생들의 친한 벗이자 행복한 선물로 자리잡은 부안남초등학교의 외발자전거 동아리가 창의체험페스티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전국을 대표하는 명품동아리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신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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