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회 간부 구속영장 발부, 검-경 과잉 반응에 주민 반발

제3회 하서면민의 날 행사가 김종규 군수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항의 행동으로 차질을 빚은 가운데 경찰이 밀가루를 뿌린 혐의로 항의 주민을 구속시켜 과잉 대응이라는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전 고인돌 체련공원에서 개최된 이 행사는 김군수의 격려사가 예정돼 있어 이미 파행이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9시부터 부안군 농민회를 중심으로 행사장에 모여들기 시작한 주민들은 곳곳에서 부안군 및 부안경찰서와 사소한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10시께 김옥술 행사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의 경과보고와 전용균 노인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김군수가 격려사를 위해 연단에 나서자 주민들의 항의 행동이 개시됐다.
주민 30여명이 핵폐기장 유치의사를 포기하지 않고 여전히 주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김군수를 향해 항의와 욕설을 했다. 시위대가 단상 앞을 점거하는 사이 밀가루가 연단을 향해 날아 들었으나 김군수를 비껴갔다. 김군수는 항의를 의식해 “농민회원들이 군수가 미워서 의사 표시를 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격려사가 끝난 뒤 이들 항의 주민들과 군청 직원들과의 충돌은 경찰과의 신경전과 몸싸움으로 비화됐다.

주민들은 충돌과정에서 경찰의 일방적인 진압 행태를 비난하기도 했다. 경찰은 밀가루 투척 혐의로 이해범 백산면 농민회 총무와 고아무개 씨까지 연행하자 저지하려는 주민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특히 신상채 부안경찰서장은 한 주민을 가리키며 “빨리 잡아가!, 데려가 이 xx” 라고 앞에 나서 욕설을 입에 담는가 하면 하서면 강아무개 씨를 폭행하려 해 물리적 충돌 일보 직전까지 치닫기도 했다. 신서장은 이 같은 지휘 행태의 타당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정당한 공무집행을 하고 있다”며 또다시 욕설을 퍼부으며 비상식적인 태도로 일관해 보는 이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결국 부안경찰서는 이날 연행된 이해범 씨에 대해 밀가루 투척과 욕설 등의 혐의로 공무집행방해죄 위반 혐의를 적용했고 지난 2일 정읍지청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검찰과 경찰의 법 적용에 대해 감정적인 과잉 대응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지역 사회단체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조짐이 보이고 있다. 한천종 백산면 농민회 회장은 “한마디로 권력 남용이다”며 “우리 약자만 엄청 피해 보는 것이다”고 개탄했다.

2일 저녁 부안군 농민회는 긴급 대책회의를 주관해 사회단체협의회, 구속자동지회, 부안주민자치참여연대 등과 함께 오는 10일 군청과 경찰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향후 대응 방향을 모색키로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부안군이 군수 참석을 이유로 민간단체 주최 면 단위 행사에 직무 범위를 벗어난 공무원 경호대 20여명을 포함해 군청 직원 50여명을 동원했다. 이에 따라 선거법 위반 논란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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