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리에 10만원 넘게 손해…삼겹살 가격은 ‘제자리’

돼지 출하가격이 생산원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돼지 한 마리에 현상유지를 할 수 있는 가격은 38만원선이지만, 현재 마리(110kg)당 출하가격은 25~26만원선으로 인건비는 커녕 사료 값을 충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렇다고 소와 달리 출하를 늦출 수가 없어 정부의 대책마련이 더욱 시급하다.
축산농가들에 따르면 돼지의 경우 110~115kg으로 키워서 출하해야 적정금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병석 부안양돈협회장은 돼지 값 추락의 원인을 유통구조의 문제와 정부가 정확한 수요예측 없이 무분별하게 수입을 강행한 점에서 찾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8일 “산지 돼지가격이 폭락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가격은 인상된 가격 그대로이다. 폭락한 돼지가격과 한번 인상되면 떨어질 줄 모르는 소비자 가격을 볼 때 발생하는 차익이 다 어디로 가겠냐”며 “정부차원에서 유통구조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육농가와 사육두수는 크게 증감이 없는데 가격폭락이 발생한 원인은 무관세로 돼지고기를 수입해온 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라면서 “돼지가격이 급등하면 생산농가에게 가격인하만 요구하는 정부가 참으로 답답하고 원망스럽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생산원가에도 못미치는 가격폭락상황에서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지역축산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해 세계곡물가격이 급등하여 내년 사료 가격 인상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축산농가들은 정부차원에서 가격안정 노력과 장기적으로 돼지고기 수요의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는 제도가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병석 회장은 “국산 고기 수요가 급증하여 가격이 인상되면 수입고기를 유통시키고, 반대로 국산 고기 가격이 하락하면 수입 고기의 유통을 제한하여 수요를 적절하게 맞춰야 한다”고 말하고 “돼지고기도 소고기처럼 원산지 표기 단속을 철저히 하여 축산농민들이 안정적으로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인상된 식당의 삼겹살 가격은 돼지값의 인하폭과 상관없이 요지부동여서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14,000원(600g기준)에 판매됐던 돼지삼겹살가격이 절반 가까이 떨어져 지금 8,000원선까지 떨어졌지만 식당에서 사먹는 삼겹살 가격은 변함이 없다. 식당 관계자들은 채소류의 가격인상 등 물가인상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부안읍에 거주하는 황모씨(43.여)는 “돼지가격이 폭락했다고 하지만 식당에 가서 사먹는 가격은 그대로이다”면서 “고기값이 올랐을 때 가격을 올렸으면 값이 떨어졌을 때 내려야 하는 게 아니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부안군에 있는 양돈농가는 30농가, 사육두수 4만두로 110kg 돼지 출하가격이 지난해 6월 58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9월에는 26만원으로 무려 절반 넘게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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