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이유야 어찌되었든, 무한도전 못 본다는 게 참 슬프고 안타까워요” 어느 트윗터가 올린 글이다. MBC의 노조파업이 140일째를 맞고 있다. 누가 왜 우리의 마봉춘(MBC)을 파행으로 몰고 가나? 파업을 일으킨 노조원들 때문인가? 아니면 MB씨가 MBC를 점령하려는 만용 때문인가? 로버트 케네디는 말했다. “뉴스를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미친 것에 틀림없다.” 방송을 포함해서 모든 언론을 장악하고 통제하겠다는 MB씨의 시도는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이 보기에 참 슬프고 안타깝다.

자신에게 맡겨진 권력을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사용하려는 지도자는 언론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 그러나 독재자는 자신의 독재와 부패를 감추기 위해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 이런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멀리 갈 필요도 없다. MBC의 전신인 문화방송은 지금은 정수장학회로 이름을 바꾼 516장학회 소유였다. 전두환 시절의 보도지침은 또 하나의 증거다. 언론을 장악하려는 독재자들의 시도는 집요하고 악랄했지만 그 끝은 항상 비참했다. 박정희와 육영수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지은 정수장학회는 몇 년 전까지 박근혜가 이사장이었다. 정수장학회는 MBC의 지분 30%를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70%는 방송문화진흥위원회(방문진) 몫이다. ‘방문진’의 이사장은 대통령의 입김이 통하는 자리다. 만약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다면 MBC는 100% 박근혜 것이 되는 것이다.

곁가지로 흘렀다. 다시 MBC의 현 상황을 돌아보자. 김재철 MBC 사장은 시청자들을 위해 ‘무한도전’을 외주제작하라고 지시했다. 이 소식을 들은 어떤 시청자는 김태호PD가 빠진 ‘무한도전’은 짝퉁이라며 차라리 지난 8년간 방영됐던 프로그램을 재방송하라고 인터넷에 댓글을 올렸다. 파업에 참여한 PD는 ‘무도’의 김PD 만이 아니다. ‘나는 가수다“의 신정수PD, ’내조의 여왕‘의 김민식PD 등은 대기발령에 이어 ‘직장질서문란’ 사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다.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은 전체 노조원의 90%에 달한다. 얼마 전 노조가 문호를 개방한 간부급 고참 직원들도 노조에 가입한 뒤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MBC 노조원들은 무슨 이유로 다섯 달째 월급도 받지 못하면서 파업을 이어가고 있을까. 월급을 올려달라는 요구는 귀를 씻고 들으려도 들려오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산업체 노조의 파업은 생존권을 지키려는 목적으로 일어나는데 어찌하여 MBC노조는 자기들의 생존권을 포기하며 파업을 하고 있나? 이들이 외치는 구호는 ‘김재철 퇴진, 공정방송 쟁취’다. 공정방송을 쟁취하겠다는 의지는 공영방송에 몸담고 있는 언론인으로서 당연한 것이지만,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또한 공정방송을 쟁취하기 위해 낙하산 인사를 통한 언론 통제를 거부하는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더구나 김재철 사장의 개인 비리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재임 2년 동안 법인카드 사용액이 7억 원에 달하는데 여기에 대한 명확한 소명이 없다. 무용가 J씨에게 약 20억 원에 달하는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도 나왔다. 2년 전 김사장 재임 초기에 당시 방문진 이사장이었던 김우룡의 인터뷰 기사가 신동아 4월호에 실려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이 기사의 제목이 선정적이다. ”김재철, ‘큰집’ 불려가 ‘쪼인트’ 맞고 깨진 뒤 좌파 정리했다“ 낙하산 인사와 MB씨의 MBC 장악 시도 증거다. 김재철 사장은 비리의혹만으로도 이미 옷을 벗어 마땅하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을 ‘털어서 먼지가 안 나온 사람’이지만 ◎⃝아낸 정권이다.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잡으려는 부질없는 바램일지 몰라도 이 정권이 눈꼽만한 균형감각이라도 가졌으면 좋겠다.

MBC가 MB씨 것이 될 수 없다. 박근혜 것이 되어서도 아니 된다. 공영방송은 국민들의 것이다. 공영방송을 원래 주인인 국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MBC 노조원들의 눈물겨운 투쟁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얼마 전 인기 다큐였던 ‘아마존의 눈물’ 제작팀도 파업중이다. 이들이 훗날 웃으며 ‘마봉춘(MBC)의 눈물’을 제작할 날이 기다려진다. 

/ 전북민주동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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