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사람 - 주산면 독거노인 돌봄이 김덕분 씨

주산면에는 어르신들의 어려운 일을 척척 해결하는 만능 해결사가 있다. 그 주인공은 올해로 6년째 주산면 송천마을 이장일과 함께 노인돌봄이 일을 하고 있는 김덕분(47) 씨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지난 15일 그녀가 일하는 곳을 찾았다. 첫 만남에서 그녀의 모습은 단정한 옷차림에 짧은 머리,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임을 느낄 수 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그녀가 내오는 차 한 잔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가 부안에 살게 된 것은 14년이 된다고 한다. 남편을 따라 이곳 송천마을에 내려왔다는 그녀는 생활하면서 이 마을에 65세 이상 되는 어르신들이 가족들의 보살핌도 없고 혼자서 살고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생활 형편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집안의 환경도 매우 열악했다고 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보살피는 사람이 없다보니 판매업자에게 속아서 건강식품이나 전기장판 등 구매 피해 사례가 많이 발생했다. 이러한 어르신들의 안타까운 모습에 그녀는 자청해서 해결사 역할을 시작 했다.

돈도 없는데 속아서 약을 한 보따리 사신 어르신을 위해 판매업체에 직접 전화를 걸어 조목조목 따져 반품을 시켜드리고, 또 한 번은 장동마을에 사시는 김순임 어르신 집에서 사용하던 전기장판에 불이 났다는 연락을 받고 가서보니 온도조절 장치가 이상인 듯 보여 판매회사에 직접 전화해 따졌고, 결국 손해배상 150만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그녀는 어르신들의 어려운 점을 해결하며 해결사로 인정받고, 이러한 점들로 인해 마을이장으로까지 추대 됐다. 이 후 마을 이장 일을 하면서 어르신들의 보탬이 되는 일을 찾던 차에 주위의 권유로 독거노인 돌봄이(당시 독거노인 관리사)일을 추천받아 이 길에 들어서게 됐다.

그녀가 이일을 시작한지는 올해로 6년 째 되어간다고 한다. 그녀가 독거노인 돌보미로서 하는 일은 어르신들의 안전과 생활의 불편한 점을 체크하고, 이를 해결 하는 역할을 한다. 도배나 장판, 영정사진, 도시락배달, 가스안전점검, 전기 노후배선 교체 등 다양한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서비스를 지원하며 삶을 윤택하게 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을 해온 그녀지만 그 중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것은 마을의 한 어르신이 우울증을 가지고 살고 계셨는데 부안에 한 병원의 협조로 무료 입원 치료를 받게 도움을 준 일이다. 그러나 그녀의 기대와 바람과 다르게 올해 2월 어르신은 우울증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세상을 등져 버렸다. 이로 인해 그녀는 그 분의 잘못된 선택이 자신의 탓인 것 같아 자괴감에 빠져 한 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금까지도 그 후유증이 남아있는 상태라고 한다. 그렇지만 어려운 일이 부딪쳤을 때 자신을 찾는 어르신들을 보면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또 나서게 된다고 한다.

어쩌면 이것이 그녀의 어머니의 모습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 모습을 회상하면 당시 그녀의 어머니는 포도 10송이를 사면 8송이는 이웃과 함께 나눴고, 또 구걸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직접 집으로 데려와 따뜻한 식사대접을 했다고 한다. 그때 당시 이러한 어머니의 성품 때문에 주위 사람으로 부터 오히려 자신이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지금의 자신의 모습이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이웃에게 전하는 나눔의 손길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같다고 했다. 그녀가 오랫동안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를 하면서 어르신들을 행정의 잣대로만 해석하면 안 된다고 했다. 서류상으로는 자녀들이 잘살고 있어 생활이 어렵지 않을 것 같지만, 이 어르신들은 혼자 살고 있으면서 자식들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정부의 혜택 또한 받지 못해 생활보호 대상자보다 더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행정의 사각지대에 있는 어르신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모색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다. 그녀의 희망처럼 이러한 어르신들에게 정부의 손길이 미쳤으면 하는 바람을 필자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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