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바쁜 농사철에 해외로 나가야만 하나”
군의회 “의원들의 역량 강화위해 꼭 필요하다”
부안군의회 의원들의 필리핀 연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연수는 지난 4일 출발하여 8일 도착하는 일정으로 이루어졌다. 10명의 의원중 김병효 의원과 김형대 의원, 오세웅 의원, 오세준 의원, 장공현 의원 등 자치행정위원회 소속 5명의 의원과 신희식 의회사무과장을 비롯한 공무원 3명이 함께 참가했다.
이번 연수는 마닐라의회와 시청을 방문한 뒤, 도시기반시설을 시찰하는 것으로 일정이 짜져 있다. 연수에 소용되는 비용은 1인당 180만원씩 모두 1,440만원이 소요됐다. 군의회는 6대 군의회가 구성된 이후 처음으로 떠나는 해외연수인데다, 필리핀 마닐라의 경우 시의회가 활성화돼있어 여기에서 보고 배울게 많다는 취지에서 연수를 떠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군의회 관계자는 지난 8일 “이번 연수는 의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준비한 것으로 부안군의 재정형편을 감안하여 5명의 군의원들만 참여하게 된 것”이라며 “필리핀의 수도인 마닐라는 국제도시이자 관광도시이고 부안의 다문화가정에도 필리핀 출신이 늘고 있는 만큼 부안군의회가 시의회의 활동상을 벤치마킹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돼 선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해외연수를 놓고 일부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가뜩이나 바쁜 농번기에 군민을 대변하는 군의원들이 해외연수를 간다는 것도 잘못이지만, 말이 연수이지 사실상 관광성 외유라는 게 주민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주민 홍 모(48. 동진면)씨는 “필리핀 마닐라는 사실상의 수도로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항구도시이자 국제관광도시인데 부안군의회가 부안군과 공통점이 없는 이런 곳을 벤칭마킹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특히 각국의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여행지로 유명한 곳이어서 이번 연수는 연수가 아닌 관광성 외유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부안읍에 사는 박 모(55.상업)씨도 “부안읍 경기가 싸늘하고 인구가 줄고 있는 마당에 군의원들이 해외로 나가 돈을 쓴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해외로 나가게 된 경위와 일정, 경비지출 내역 등을 상세히 공개하고 만일 외유성 경비 등 잘못된 것이 있으면 해당 의원들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해외연수에 참가하지 않은 나머지 5명의 군의원들은 지난 7일 1박 2일의 일정으로 친환경농법을 실천하고 있는 경기도 양평 부추재배단지와 충북 음성의 쌈채소 농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