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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육 필수인가 선택인가

영어몰입교육 사교육비 부담으로 이어져
영어에 대한 압박감, 고비용 저효율 초래

대한민국 사회에서 영어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최근에는 영어몰입교육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여 공교육의 영역 속으로 들어갔다. 영어에 대한 사교육비는 15조에 이른다. 2008년 영어교육 확대로 현재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교육이 실행되고 있으며, 영어교육을 초등학교 전학년으로 확대하자는 교육개혁안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관내 초등학교에서는 3,4학년은 주 2시간 5,6학년은 주 3시간씩 영어 수업을 하고 있다. 비교적 규모가 큰 초등학교는 교육지원청 소속의 원어민 보조교사와 영어회화강사, 심화연수를 다녀온 영어전문교사를 두고 있으며, 규모가 작은 학교에서는 영어전문교사가 영어회화강사를 겸임하는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외양상 영어교육을 위한 질적 체제를 구축하고 있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장기적인 교육시스템 유지에 난점이 있다. 도교육청에서 선발하여 군교육지원청에 배정되는 원어민 보조교사와 1년 계약직의 영어회화강사의 신분이 지극히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예산 여하에 따라 영어교육시스템이 유지될 수도 있고 붕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문제는 영어학습의 방법에서 기인한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는 “아이가 저학년이었을 때는 비교적 영어에 흥미를 느끼고 재밌어 하는 태도가 역력했는데,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는 버거워 하는 것 같아서 별도로 학습지를 시켰다”며 “솔직히 영어교육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실지로 이러한 문제는 많은 학부모들이 당면하는 현실이다. 영어교육을 극단적으로 양분하면 파닉스계열의 학습과 기초회화중점 학습으로 나눌 수 있다. 파닉스계열의 학습은 언어의 모든 기능을 동시에 학습하는 교육으로 정의할 수 있고, 기초회화중점 학습은 언어 습득과정에서 기초적인 의사소통과정을 중시하는 교육으로 정의할 수 있다. 현재 초등학교 3,4학년은 기초적인 의사소통의 기초회화중점 학습 위주의 수업을 하고 있으며, 5,6학년은 기초회화중점 학습에 파닉스 계열의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그리고 중학교에서는 파닉스 계열의 수업 위주에 기초회화 학습을 병행한다.

결국 이러한 학습과정은 언어의 자연적인 습득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현행 입시 체제에서는 언어 습득을 시험이라는 계량적인 방법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자연히 영어라는 언어 습득이 부담과 스트레스가 동반되는 교육으로 변질되고, 언어 습득보다는 시험을 위한 과목으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모 초등학교의 영어전문교사는 “과연 온 국민이 영어교육에 사활을 걸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지 진지한 고민을 할 때가 되었다”며 “영어 교육은 필수가 아닌 선택의 문제인데 너무 지나치게 영어몰입교육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 영어몰입교육은 사교육비의 증가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영어몰입교육보다는 즐겁게 영어를 공부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그런 분위기가 정착되면 더 효율적인 성과를 가져올 것이다”고 강조했다.

몇 년 전 영어신문에 실린 Kim의 영어라는 재미난 일화가 있다. 외국주재 무역상사 직원인 미스터 김은 우리 영어 교육의 현실에 맞게 그야말로 영어회화하고는 남이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영어회화에 능통한 동료직원보다 원어민과 의사소통이 잘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어민이 붙여준 말이 Kim의 영어라는 것이다.

결국 언어의 습득과정에서 완벽을 지향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원어민 처럼 완벽하게 언어를 구사할 필요성이 있는 사람은 그러한 방향으로 나가야겠지만,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원하는 사람은 구태여 영어에 몰입하지 않더라도 마음먹기에 따라 소통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김병연 기자  ibuan@ibu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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