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사람 - 백련초등학교 유영표 교장

"자, 여러분을 마술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여기에 있는 여러분은 모두 아름다운 꽃입니다. 무슨 꽃일까요. 저는 여러분을 장미꽃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장미꽃을 만들어 볼까요. 여기를 보세요."

마술사가 까만 헝겊에 손을 대자 아이들의 호기심어린 눈동자가 반짝거렸고, 아이들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마술사는 꺼내든 장미꽃을 아이들에게 내보이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여러분 장미꽃이 하나만 있으면 쓸쓸하죠. 여러분이 친구가 필요한 것처럼 이 장미꽃도 친구가 필요하답니다. 그럼 이 장미꽃에 친구를 만들어 줄까요. 마술사의 손에서 또 하나의 장미꽃이 나오자 아이들은 환성을 지르며 발을 동동거렸다.

백련초등학교 학생들은 유영표 교장선생님의 마술에 열광한다. 그러나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단순한 마술이 아니다. 그는 실제로 마술사다. 그는 사람의 말은 마술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언어라는 마술을 사용하여 아이들의 마음을 열게 만든다. 교육은 인격과 인격의 만남이며, 아이들에 무엇을 채워줄까 하고 고민하기보다는 아이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려고 노력하는 것이라 믿고 있다.

그는 아이들에게 항상 긍정적인 말을 사용한다. 온화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니 항상 긍정적인 모습만 보게 되고, 긍정적인 언어가 사용된다. 자연히 이 긍정적인 언어가 아이들을 변화시키게 되고, 아이들의 마음이 열려서 학교가 즐거운 공간으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그는 언어는 마술같은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얀 연꽃같은 학교인 백련초등학교 42명 학생들은 오늘도 그의 마술에 의해 어여쁜 작은 연꽃으로 변한다. 어여쁜 작은 연꽃들은 스스럼없이 교장실에 들어와 그와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즐거운 일이 있을 때는 그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싶어 한다. 그러면 그는 아이들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며 그가 가진 갖가지 마술을 쏟아 놓는다.

작년에 백련초등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 선정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초·중·고 포함)에 들어갔으며, 올해 오향주 교감선생님이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영예까지 누렸다. 그는 자신을 교직에서 즐겁게 생활할 수 있게 해준 돼지에게 감사한다며 웃음을 지었다. 부안농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선생님의 권유로 전주교육대학을 진학하게 되었지만,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등록금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고심 끝에 그의 부모님은 그의 학비 마련을 위해 돼지를 키우게 되었는데, 등록금 납부 기간이 되면 때맞춰 돼지들이 새끼를 낳아주었고, 돼지 새끼를 팔아 등록금을 충당할 수 있었다.

유영표 교장선생님은 1954년 부안군 동진면 본덕리 본덕마을에서 태어났다. 그는 아내를 만난 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이라고 여긴다. 그는 아내를 위해서는 기꺼이 팔불출이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아내를 생각하면 자신도 모르게 팔불출이 되고 마는데, 도리 없는 노릇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의 아내는 천복을 3개나 가지고 있다면서 남편을 만난 것이 하나요, 둘은 아들과 딸을 둔 것이요, 나머지 하나는 아직 그에게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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