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자씨 서양화 개인전 열어판화기법적목등 실험적 요소 강해

“그리는 것과는 관계없이 판화는 까다로운 공정이 들어가잖아요. 노동의 대가랄까, 땀 흘리면서 일하고 프레스에서 찍어내는 순간 마음에 딱 맞는 작품이 떨어질 때의 그 희열을 잊을 수 없죠.”

판화가 양현자 씨가 이번엔 서양화 전시회를 열었다.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 첫 개인전으로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 속에서도 여전히 판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생명-순환적 흐름’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inter-line’이란 제목의 작품 열여섯 점이 내걸렸다. “4년 전에 병원 생활을 한 적이 있었어요. 작은 병이었지만 의료진의 실수로 인해 죽음 직전까지 갔죠. 그런 와중에 수혈을 많이 받았어요. 병실에 누워서 링거로 떨어지는 피 한 방울, 이 순환을 보면서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죠. 그때 받은 느낌이 강해서, 생명에 대해 천착하게 됐어요.”
양씨의 작품에는 식물들의 잎사귀나 나무 등이 등장하고, 희미한 그림자 같은 인간이 등장한다. 자연과 인간의 소통을 나타낸다는 것이 양씨의 설명이다. “전에는 색상이 강한 것도 좋아했지만 이번 작품은 색채 면에서도 절제를 많이 했고, 여백에도 신경을 썼어요.”

일반적인 서양화와는 달리 한지나 먹 등의 동양적 소재를 썼다. 스퀴즈라는 기구로 물감을 찍어서 표현한다든지 하는 판화적 기법도 접목시키는 등 실험적 요소가 강하다는 게 이번 작품들의 특징이다.

“이제부터 또 다른 시작이 아닐까 싶어요. 이제 학교를 벗어나니까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요. 판화에 대한 열정이 강하게 남아 있어요.” 이번 석사학위 청구 작품전을 통해 양씨는 또 다른 시작의 길로 들어섰다. 최근 6년간 서양화를 많이 했다면 앞으로는 판화를 다시 시작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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