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사람 - 창북리옛날맛짜장 이중곤 사장 

요즘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 서민들이 즐겨 먹던 백반 가격이 일제히 1000원 씩 인상되어 6000원이 되었고, 저렴한 가격에 부담 없이 즐겨 먹던 자장면, 짬뽕 가격도 5000원을 넘어설 기세다. 그리고 한 번 오른 가격은 물가와 상관없이 좀처럼 내리는 법도 없다. 밑반찬 몇 가지에 국물을 반쯤 채운 시래기국밥을 먹을 때마다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몇년 째 음식 가격을 올리지 않고 음식을 파는 가게가 있다, 그것도 단돈 2000원에.

보건소 옆 도로에서 부안여고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창북리옛날맛짜장이 뚝심의 2000원 자장을 고수하는 곳이다. 점심 때 이곳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 남녀노소 없이 착한 2000원 자장면을 맛있게 먹는다. 그런데 이 분들은 자장면만 먹는 게 아니다. 주름진 눈가에 환한 미소를 띄우며 즐겁게 자장면을 드시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삶의 여유가 느껴지는 것은 착한 2000원 자장면 속에 가게 사장님의 훈훈한 인심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장면 가격이 2000원이라고 해서 뭔가 허접하겠지 하는 생각은 오산이다. 2000원 자장면은 일반 자장면과 똑같은 재료로 만들뿐더러 이중곤 사장의 자연스런 천연의 맛을 내기 위한 중화요리 철학이 고스란히 배여있다.

굵은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조미료의 사용을 자제하기 때문에 그의 자장면은 담백하다. 그는 조미료의 사용은 일순간의 맛을 낼지 모르나 맛의 뒷끝이 좋지 않아 그런 음식은 결국 사람에게서 멀어지게 된다고 말한다. 소문난 맛집이 그러듯이 그 음식은 사람의 미감을 사로잡는 한순간의 경이로움보다는 항상 일정한 맛을 유지한다.

이 곳을 찾는 노인분들은 자장면의 담백함과 언제나 일정한 자장면의 맛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공감을 표한다. 읍에 나올 때마다 이 곳을 찾고 있다는 어르신은 처음에는 싼 맛에 들렸다가 이제는 먹고 나면 입안이 개운한 자장면 생각에 단골이 됐다고 한다. 이 곳을 찾는 어르신 모두 자장면과 함께 담겨 있는 그의 훈훈한 정을 모두 느끼고 있는 듯 했다.

그는 음식에 대한 맛 못지않게 청결에 대해 신경을 쓴다. 그는 주방의 창문을 열고 주문을 받는데, 밖에서 자연스럽게 주방을 볼 수 있도록 의도된 것이다. 그는 2000원 자장면을 열심히 팔아서 여유가 생기면 밖에서도 주방이 훤히 보일 수 있는 구조로 인테리어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솔직히 이문 때문에 2000원 자장면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호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 학생들, 어르신들이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가격을 2000원으로 생각했다”며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중화요리를 시작해서 그런지 다른 사람이 맛있게 먹는 모습이 그냥 좋다”며 그는 천진스럽게 웃었다.

이중곤 씨는 1965년 전라남도 영암에서 태어났다.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는 일념으로 중화요리점에 취직해 30년 넘게 중화요리를 만드는 일만 해왔다. 그는 배달부로 시작해 설거지 담당, 주방보조, 주방장, 꿈에 그리던 개업까지 과거의 일들을 풀어 놓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인생을 아우르는 한 마디를 남겼다, “어려움은 없었어요. 모든 게 운이 좋았어요”

그는 그렇게 과거의 험난한 일들을 좋은 기억으로 바꿔 놓는 참으로 긍정적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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