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사람-신천그린빌리지 추진위원회 총무 김백철

▲ 김백철 씨

주산 신천마을이 13개 마을의 경쟁을 물리치고 그린빌리지 사업지로 선정되는 순간 그간의 고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단순히 이웃 화정마을의 신재생에너지 시설이 부러워 시작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청정에너지에 대한 욕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천그린빌리지사업추진위원회 총무 김백철 씨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털어놓았다.


그때를 회상하며, 그는 눈을 감았다. 악몽같은 기억을 떠올린다는 것은 언제나 고통스러운 일이다. 핵폐기장 반대 투쟁에서 그의 아내가 전경의 방패에 맞아 큰 부상을 입었던 것이다. “아내가 다쳤다는 것을 알지도 못 했어요. 서로 다른 곳에서 시위를 하고 있었어요. 누군가 전경의 방패에 찍혀 병원으로 실려 갔다는 소리만 들었죠. 그게 아내인 줄은 몰랐어요” 그는 묵묵히 한 곳을 응시하더니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병원에 갔어요. 아내가 침대에 누워있는데, 얼굴이 방패에 찍혀 알아 보기가 힘들 지경이었어요. 왈깍 눈물이 나더라고요. 신재생에너지는 그래서 저에게 더 의미가 있었죠. 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화정마을의 그린빌리지 사업을 보고 와서 마음을 굳히게 된다. “아는 동네 형님과 상의를 했어요.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고 우리 신천마을도 추진하자고 서로 다짐을 했어요” 처음에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라 모든 것이 어려웠다. 첫 번째 신청에서 탈락한 것이 오히려 자극이 되어 사업 추진에 매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업 선정지가 단 한 곳으로 제한된 이 번 신청은 경쟁이 치열했으며, 더욱이 주산 화정마을이 재작년에 선정되었기 때문에 신천마을은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신천마을이 사업지로 선정된 것은 김백철 씨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는 사업지로 선정되고 나서 더 바빠졌다고 한다. 서류상의 작업도 힘들었지만, 태양광 15개와 태양열 9개 등 24개 열원을 15가구에 설치하는 작업을 관리 감독해야 하고 농사일도 해야 하기 때문에 그야 말로 눈코 뜰 새가 없다. 몸은 힘들지만 이 번 달 완료되는 사업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웃게 된다.


김백철 씨는 1966년 부안 내요리에서 태어나 지금은 주산면 덕림 신천마을에서 살고 있다.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치위생사로 일하고 있는 그의 아내 고춘순(43세) 씨는 그의 영원한 인생의 동반자이자, 삶의 버팀목이다. “아내의 도움이 없었다면 제가 마음 편히 이런 일을 할 수가 있겠어요. 오히려 아내는 남을 돕는 일에 앞장 서는 것을 좋아합니다.”


약 20년전 이가 부려져 치과에 갔다가 아내를 만나게 된 사연을 생각하며 환하게 웃었다. “내 인생의 행운이죠. 아내를 만나게 된 것은 행운입니다” 그는 8천평 정도의 인삼밭을 재배하고 있는데, 작년에 모든 빚을 갚고 이제는 저축도 할 수 있는 형편이라며 이 모든 게 아내의 내조 덕분이라고 아내에게 공을 돌렸다. “다른 사람에게 존경받는 다는 그런 거창한 생각은 하지 않아요. 제 이름이 거론되었을 때 고개를 끄덕여 주는 긍정적인 모습이 나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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