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사람 - 부안초등학교 서춘국 교감

▲ 서춘국 교감
요즘 부안초등학교 서춘국(사진) 교감선생님은 걱정을 통째로 껴안고 살고 있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부안초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를 치르기 위해 그의 마음이 노심초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서춘국 교감선생님은 1960년 부안 서외리 향교 마을에서 태어났다. 1982년 전라남도 진도군 오산초등학교에서 교단에 입문하여 1년 6개월간 교사로 재직하고, 1984년 부안으로 전입하여 격포초, 부안초, 진서초, 청림초, 위도초, 부안초에서 24년, 모두 25년 6월간 교사 생활을 하였으며, 2008년 부안동초등학교에 교감으로 승진하여, 현재는 부안초등학교에서 교감선생님으로 재직 중이다.

1m 80㎝ 정도의 큰 키에 균형잡힌 신체를 느끼게 해 주는 외모는 한 눈에 보아도 범상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임을 알게 해 준다. 그는 전북체육중·고등학교에서 높이뛰기 선수로 활약했으며,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부안군 육상협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인생이 비교적 평탄했다고 말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말할 정도의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다고 부끄러운 미소를 지었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내 진지한 표정을 보이며 “교육에 대한 열정이 내 마음 속에 있었다는 겁니다. 모교인 부안초등학교에 와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선배로서, 교육자로서 내가 하나의 롤모델이 되자. 막 교직에 발을 디뎠을 때는 정신이 없어서 아무런 생각을 못했어요. 부안초등학교에 와서 사명감을 깨닫고 다짐했죠. 내가 하나의 롤모델이 되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소소한 이야깃거리를 풀어놨다. 애정을 기울였던 후배 교사가 리더십을 보이며 훌륭한 선생님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흐뭇했던 기억. 공부 때문에 운동을 만류하던 부모님으로 인해 방황하던 제자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기억.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운동을 시켰던 제자가 성공했던 추억. 온갖 노력을 기울였지만 자신이 어떠한 역할도 해 주지 못한 제자에 대한 미안함. 위도초등학교에 재직중 어머님의 임종을 끝내 지키지 못한 불효자의 사모곡까지. 30년 세월동안 교직에 배어있던 사연들이 그렇게 소리없이 흘러 나왔다. 자신의 삶에서 의미있는 이야기는 이런 소소함뿐이라며 오히려 미안한 표정을 보였지만, 그러한 소소함이 한없는 무게감으로 다가왔다.

두 아들을 키우던 상서초등학교 분교 시절을 떠올리며 회상에 잠기던 그는 둘째아들이 자신과 같은 길을 걸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제 한 가지 욕심이 있다면” 굳은 표정을 지으며 말을 꺼낸 그는 “부안초등학교 100주년 기념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입니다. 사실 전국 어디를 가도 부안초등학교 같은 명문 학교는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동문의 조직력이 없어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를지 걱정이 많이 됩니다”라고 힘없이 말했다. 비록 서춘국 교감선생님이 힘없이 말했지만 그의 표정에서 굳은 자신감만은 읽을 수 있었다.

“모교에서 교감선생으로 재직하면서 100주년 기념행사를 직접 치른다는 것은 저에게 대단한 영광이죠”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의 웃음에는 명문 부안초등학교의 저력이 담겨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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