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직원들은 온몸으로 취재봉쇄, 경찰서장은 몰상식한 진압 명령

지난 22일 오후 예술회관 현관 앞, 강현욱 전북도지사의 도정설명회는 ‘그들만의 집안잔치’로 추락하고 있었다. 부안군 서무계장의 지휘를 받으며 해양수산과와 건설과 등에서 차출된 건장한 군청 직원 10여명이 그야말로 ‘온몸’으로 출입구를 봉쇄하고 있었다.

주민의사를 무시하는 도정에 항의하는 주민들의 참석을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출입을 요구하자 서무계장은 “아침 일찍부터 왔어야지”라며 황당한 이유를 들먹이며 진행 중인 공식행사를 앞장서 ‘비밀’ 행사로 만들었다. 비판 언론의 취재 봉쇄를 통해 주민들의 알권리를 제한하려는 군의 시대착오적인 언론관이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주민들과 기자의 항의에 군 관계자들은 “조금만 있으면 끝나니 조용히 하라”며 비아냥거렸다. 건설과 직원은 “돌맹이로 찍고 싶다”는 망언도 서슴지 않았다. ‘도지사님을 편안히 모시려는’ 김군수의 의지가 작용한 탓이리라.

봉쇄작전에는 부안경찰서도 한몫 거들었다. 하급 직원들보다 신상채 서장의 ‘직무 수행’이 단연 돋보였다. 신서장은 이례적으로 항의 주민들 앞에 나서 “밀어내!”, “잡아내!”, “뭐하는 거야? 참 답답하네!”를 연발하며 신경을 곤두세웠다. 신서장은 별다른 불법 행위가 없는 가운데에서 이 같은 몰아붙이기식 진압 명령을 내렸다.
더군다나 그 취지를 묻자 “저리 가!”라며 오히려 안하무인의 태도로 일관했다. 신서장은 강지사가 설명회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자 바짝 긴장한 탓인지 주민들과 직접 마찰을 빚기도 해 사복 형사들이 말리기까지 했다. ‘윗분에 대한 과잉충성’이 몸에 배여 군민들을 무시하고 경멸하는 직무 습관을 낳았을까. 신서장은 지난 1월 부임한 허준영 경찰청장이 강조하고 다닌다는 ‘인권 경찰’이라는 말에 근본적인 회의감을 던져 준 장본인이 되었다.

2005년 4월22일 예술회관 앞의 풍경은 주민의사에 전혀 개의치 않고 비판언론의 입에 재갈을 채우고픈 지역 권력들의 욕망이 빚어낸 악몽의 순간에 다름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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