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때문에 손님 줄어절반의 성공주민 스스로 만든 축제희망의 내일

지난 9일부터 시작된 곰소 알주꾸미대회가 일주일 만에 끝이 났다. 바람이 불어 쌀쌀해진 날씨에도 관광차들의 행렬은 이어졌다. 경찰은 2만8천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얘기도 들렸다. 알주꾸미 축제 추진위원회는 “4월 벚꽃 축제에 관광객을 뺏겨 오던 부안에 곰소가 주꾸미 축제로 활력을 불어 넣었다”고 말한다. 또 단순하게 며칠 동안의 이익이 아니라 곰소를 알리겠다는 장기간의 포석이 깔려 있다고도 얘기했다.

“날씨 때문에”…반쪽의 성공

하지만 대부분의 평가는 “아쉽다”이다. 축제를 준비했던 추진위원회 쪽에서도 마찬가지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아 관광객이 많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관광객이 많지 않다는 것은 가게에 사람이 들지 않았다는 얘기나 마찬가지이다.

결국 천막(부스)을 임대해 장사를 했던 상인들 중에 일부는 매출이 예상만큼 오르지 않자 추진위원회에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추진위원장을 맡은 최서권 군의원이 취객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기까지 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최의원은 “실질적으로 부스를 얻어 장사한 사람은 손해가 갔다”고 인정하며 “일기가 불순해서 관광객들이 따뜻한 곳을 찾아가려다 보니까 천막에는 사람들이 덜 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시설이 잘 갖춰진 신시장 쪽은 “대박을 터뜨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모든 원인을 날씨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관광객들은 편의시설 등의 태부족과 호객행위, 비싼 가격 등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서면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자 부랴부랴 간이 화장실을 설치한 것도 한 증거다. 특히 상인들간의 일고 있는 불협화음도 앞으로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잔치상은 풍성…전망은 밝아

그래도 전망은 밝아 보인다. 우선 알주꾸미 축제가 다른 서해안 지역과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추진위원회 총무를 맡은 이상수 씨는 “축제가 끝난 뒤에 사람이 더 많아졌다”며 “축제가 계속 있는 줄 알고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뇌리에 이 축제가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축제를 준비하고 참여하면서 스스로 주인공으로 서고 있는 것은 알주꾸미 축제의 ‘자존심’을 높이고 있다. 주민이 앞장을 서고 행정은 다만 조력자의 역할을 한 것은 잔치상이 더욱 풍성해질 가능성을 열었다.

이는 주꾸미 축제의 운영비용을 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주민과 부안군(진서면)이 핵폐기장 싸움 뒤에 처음으로 힘을 합쳐 이룬 축제라고 추진위원회 측은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운영비 4천만원 가운데 군은 500만원을 내놓고 후원금이 1천500만원에 이르렀다. 나머지 2천만원은 부스 임대료를 받아 채웠다.

주민들이 스스로 세워 가는 축제는 지역의 소득을 올리는 데에 그 효용이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 상인들은 친절함을 스스로 익히고 주민들은 봉사를 자청한다. 3회 알주꾸미 축제가 더욱 풍성한 잔치로 태어나는 것은 주민들에게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축제는 지금 번데기에서 나비로 변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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