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사람>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김정락 선생 전수자 김영철 씨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30호 김정락 선생 전수자인 김영철(47)씨는 올해로 15년째 우리고유의 전통 건축양식인 한옥을 지으며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김씨는 한옥 짓는 일을 하기 전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 장롱 만드는 일을 시작으로 목수의 길로 들어섰다. 그 후 10년여 경험을 바탕으로 1992년 고향인 부안에 가구공장을 차린다. 그러나 1년 만에 화재로 가구공장이 전소돼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

이런 일을 겪은 후 김씨는 목공소 생활을 전전하다가 1997년 친구 아버님인 지금의 무형문화재인 김정락 선생을 만나면서 한옥 짓는 일을 배우게 된다. 김씨는 그동안의 목공경험과 손재주가 좋아 한옥 짓는 일을 시작한지 4개월 만에 실력을 인정받는다. 그 후부터 김씨는 지금까지 한옥 짓는 일에만 전념하며 살아오고 있다.

그에게 한옥의 좋은 점에 대해 물었다. “한옥은 모든 재료가 자연에서 나오기 때문에 인체에 좋은 영향을 끼치며, 특히 감기에 잘 걸리고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좋은 역할을 해 더 없이 좋다”며 한옥의 장점을 설명했다.

김씨는 우리 고유의 전통 건축양식을 이어간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한옥의 멋에 대한 매력에 푹 빠져 있어, 하루에도 머릿속으로 한옥을 몇 채씩 짓는다고 한다. 특히 그는 한옥 건축양식에서 처마 곡선을 매우 중요시 한다. 한옥의 멋이 처마 곡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지은 한옥들은 처마 곡선이 매우 아름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전주한옥마을 체험관인‘세화관’과 전주 부채문화관, 무형문화재 전수관, 우반원, 김제 벽골제 내아 체험관 등 꾸준히 우리고유의 전통양식을 이용한 건축을 해왔다. 앞으로도 30년은 한옥과 함께 해야 되는데, 물질적인 욕심보다는 한옥을 잘 짓는 대목장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하고 싶다는 말을 강조한다. 김씨는 항상 아름다운 한옥을 지어 자신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고 싶어 한다. 그것이 그의 신념이자 한옥에 대한 철학이다.

한옥을 지을 때에는 정확한 짜 맞춤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집이 오래 가지 못하고 조금씩 틀어지면서 나중에는 무너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는 한옥 기술을 습득하는 것을 마라톤에 비유하기도 한다. 타고난 감각도 필요 하지만 꾸준한 경험이 곧 실력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한옥의 기술을 습득 하려면 끈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부안에 한옥마을을 꿈꾸고 있다. 부안에 한옥마을 생기면 타 지역보다 오히려 더 아름다운 한옥마을이 탄생 할 수 있을 것 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일괄적인 형태의 한옥은 단조롭기 때문에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므로 모양과 크기도 다양해야 되지만 서민집, 양반집, 장사하는 곳, 시장의 모습 등 다양한 형태의 한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 그의 꿈은 한옥을 제대로 알고 짓는 후배를 양성하는 것이다. 외지인 보다는 부안에서 살고 있는 이들에게 기술을 전수해 주고 싶다고 한다. 그것이 새해를 맞는 김씨의 희망이고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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