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찰들, 화재 예방책 마련 고심전북 소방본부, 특별 점검 실시키로

강원도 양양군 낙산사 화재로 인한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부안지역 주요 사찰들이 화재 예방 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대부분 목조 건물로 짜여져 있으며 산속에 자리 잡은 사찰들은 산불이 발생할 경우 속수 무책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1일 능가산 내소사 종무소 귀일 사무장은 이와 관련해 “인접한 주변 나무들을 잘라내 산불이 날 경우 불이 번져 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물 제277조 고려 동종은 나무와 거의 맞닿아 있기 때문에 가장 위험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보물 제291호인 대웅보전의 경우도 안심할 만한 상황은 못 된다. 주변 나무들로부터 불과 수미터의 거리 밖에 확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관련 법규. 내소사의 경우 국립공원 내 자연환경보존지구로 묶여 있어 원칙적으로 벌목이 불가능하다. 개암사측 역시 사찰과 주변 산지와의 거리 확보를 위한 간벌 작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사찰의 방화선 구축을 위한 불가피한 간벌에 대해 조계사 총무원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정부나 국립공원 관리공단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낙산사 화재를 계기로 필요성을 요청하고 있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무원측은 “소방인도 개설이나 소화전 정비사업에 대해서도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내소사에 구비된 소방시설로는 대웅보전, 무설당, 봉래루 주변 등 3곳에 위치한 소화전과 각 건물당 1개씩 비치돼 있는 소화기가 있다. 방화수 공급을 위해 별도의 저장 탱크가 설치돼 있다.

한편 전라북도 소방본부가 11일부터 15일까지 사찰 특별 점검에 나선 가운데 부안소방서 관계자는 사찰의 화재 위험성에 대해 “전기시설이 노후화돼 합선 위험성이 크다”며 “특히 5월 초 초파일 연등 행사를 앞두고 촛불 사용에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안소방서는 14일 내소사, 개암사, 월명암, 성황사, 용화사 등 지역 내 사찰 5곳을 대상으로 긴급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소방당국은 이번 점검에서 산불이 사찰 내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차단 조치를 취할 예정이지만 간벌 작업이 허용되지 않는 이상 근본 대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소방차 진입로 장애 요인 점검과 사찰 관계자 안전 교육이 병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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